농잇템❓ 어잇템❓
해녀들의 상징이자 무기 빗창
망망대해에서 생계를 위해 오직 자기 몸 하나만 믿고 깊고 어두운 바다로 잠수해 나가는 여인들, 해녀들은 손에는 자그마한 칼 한 자루가 들려 있습니다. 일전에 알아본 ‘테왁’과 함께 해녀들의 필수품으로 알려진 ‘빗창’인데요.
오늘은 해녀들이 전복을 따는 데 주로 사용하는 어잇템, ‘빗창’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해녀들만 사용하는 도구, 빗창
깊은 바다로 잠수하는 해녀들이 주로 잡는 해산물은 무엇일까요?
해녀들은 바다 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물고기보다는 성게나 전복, 미역 등 움직임이 느리고, 고정되어 있는 해산물을 주로 잡습니다. 이때 사용되는 도구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인 빗창이에요.
빗창은 전복을 따는 도구로 길이 30cm, 넓이 3cm 정도 되는 길쭉한 모양의 칼입니다. 전복을 따는 끌 부분은 약간 뾰족하게 생겼고, 손잡이 부분에는 손목에 끼고 움직일 수 있도록 고무줄을 달아놨죠. 해녀들은 바위에 붙은 전복의 밑 부분에 빗창의 날을 집어넣고 재빠르게 들면서 채취하는데요. 비슷한 모양의 기구들이 어촌에서 쓰이고 있지만 빗창은 오직 해녀들만이 사용하는 도구입니다.
다양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사용되어온 필수템!
빗창이라는 이름의 유래에는 여러 가지가 있어요. 전복을 뜻하는 제주말, ‘빗’을 잡는 창이라는 뜻에서 빗창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고, ‘빗겨 휴대하는 창’이라는 뜻에서 빗창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죠. 실제로 해녀들은 빗창을 등허리에 비스듬히 빗겨서 차고 있다고 해요. 사용할 때는 끝 부분에 달린 고무줄 끈을 손목에 감아 사용합니다. 고무줄 끈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자유자재로 길이도 조절할 수 있죠.
당연히 해녀가 많은 제주도에서 주로 사용된 도구로 흑산도, 완도 지역에서는 홍합을 따는데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철기시대 유적지에서도 빗창이 발견될 정도로 그 역사가 굉장히 오래된 도구이며 과거에는 동물 뼈로 만들었다고 해요. 과거에는 해녀들이 직접 대장간에서 개인 빗창을 맞췄으나, 현재는 기성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루 끝에 달린 고리 줄도 처음에는 사람의 머리카락으로 만들다가 나일론, 고무줄로 소재가 발전했다고 해요.
빗창에 얽힌 속설들
빗창은 쇠를 여러 번에 걸쳐 단련시킨 도구라 쉽게 부러지지 않으며 바닷물에도 쉽게 삭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해녀들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도구인 만큼, 빗창은 해녀를 상징하는 도구로 이름이 높은데요. 물질 도구가 현대화된 오늘날에 와서도 빗창이 없는 해녀는 없을 정도로 모든 해녀들이 빗창을 소중히 관리하고 있습니다. 빗창은 개날을 택하여 맞추러 가는 게 일반적이에요. 개날은 해녀들에게는 행운의 날이라는 뜻으로 대다수의 해녀 용품은 이 날에 맞춰서 제작하곤 합니다.
해녀들의 분신과 같은 도구이기에 관련 속설도 많은데요. 다른 사람이 빗창을 넘어 가거나 밟으면 재수가 없고, 상대를 깔보는 뜻으로 받아들여졌기에 해녀들은 서로의 빗창을 조심스럽게 대했다고 해요. 거기다 빗창이 발갛게 녹이 슬면 재수가 좋을 징조라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죠.
빗창은 해녀들만의 무기였던 어잇템입니다.
거칠고 어두운 바닷속에서 해녀들의 손과 발이 되어준 어잇템, 빗창이었습니다.
[참고자료]
네이버 문화원형백과, 빗창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762579&cid=49213&categoryId=49213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802063&cid=49359&categoryId=49359
향토문화전자대전, 빗창(부산)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821818&cid=55786&categoryId=56595
향토문화전자대전, 빗창(제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625317&cid=51955&categoryId=55505
'소중이' '빗창'…유네스코 문화유산 제주해녀문화 한자리에
https://www.news1.kr/articles/?2848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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