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시장 #엄마와_장보기
제주지역본부 고선혜 차장의
추억 송송, 이야기 한 스푼
"선혜야 시장가자~"
우리 엄마는 저녁 찬거리를 사러 시장에 갈 때면 나를 꼭 데리고 나가셨다.
나를 혼자 두고 나가기 걱정스러우셔서 그런 것이겠지만,
나는 어머니와 시장을 가는 날이 좋았다.
"좀 보고 가세요~"
나는 엄마 손에 붙들려 이런저런 찬거리를 신기하게 구경하곤 했다.
고등어자반과 나물거리 등 찬거리를 사고 나면 엄마 손에는 까만 봉다리가 잔뜩이었는데,
그래도 내 손을 놓지 않았다.
좌판 행상에 내놓은 예쁜 구두며 인형, 머리핀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나를 잡아끌던 가난한 시절의 우리 엄마.
당시 엄마는 지금의 내 나이보다 어렸다.
싱싱하고 예쁜 과일은 비싸서 못사고,
떨이로 남은 과일마저 깎아달라고 실랑이 벌이던 날들.
그렇게라도 가끔씩 맛보던 사과며 딸기, 수박은 참 맛있더랬다.
"다 샀다. 이제 집에 가자!"
그렇게 엄마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면 하늘은 노을빛으로 빨갛게 물들었고,
방앗간에서는 고소한 냄새가 흘러나와 기분이 무척 좋았다.
있을 건 다 있던 조그마한 동네 시장은, 어린 시절의 나에게 지금의 대형마트나 백화점보다 더 크고 신기한 장소였던 것 같다.
어린 딸의 손을 잡고 장을 보러 가는 젊은 엄마들의 모습은
이제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는 옛이야기, 옛날 풍광이 되어 버린 것 같다.
"어이구 예쁘다~! 몇 살이니~?"
엄마 손을 붙들고 있는 어린 나를 보며 예쁘다며 덤을 더 얹어주던
단골 가게 아주머니의 푸근한 인심이 문득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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