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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꿀 한 스푼

[✍️장터 에세이] 홍천춘천지사 최재문 차장의 추억 송송, 이야기 한 스푼

농이터 2021. 4. 6. 13:21

 

 

 

 

 

#화천시장 #시장_먹거리의_추억

홍천춘천지사 최재문 차장

추억 송송, 이야기 한 스푼

 

 

 

원래 고향이 춘천이었던 나는 초등학교 1학년이 될 무렵

초등학교 교사이셨던 아버지 근무지를 따라

화천군 풍산리로 이사를 했다.

 

아직 어릴 때라 많은 것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주말이면 꼭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버스를 타고 화천군 시내로 나오곤 했다.

 

 

 

지금에서 생각해 보면 왜인지 모르지만,

어릴 적 나에게 버스 타기는 크나큰 과업과도 같았더랬다.

 

북적대는 사람들이며, 가득 짊어진 보따리,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대한 늬~우스'와 같은 올드한 목소리 때문이었을까?

 

나는 버스를 타면 꼭 멀미를 해서 고생을 했다.

 

 

 

"엄마, 이거 사주세요!"

 

어머니는 우리들과 함께 화천시장을 둘러보면서

순대와 호떡뻥튀기 같은 주전부리를 사주시곤 했다.

 

난 뜨거운 호떡에 입천장이 까지는 것도 모르고

맛있게 먹었고, 아직 학교에 입학하지 않았던 여동생

고사리 같은 손으로 먹을 것을 야무지게 쥐고 있었다.

 

 

 

"총떡이다!"

 

화천시장에서 먹을 수 있는 주전부리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했던 것은 바로 총떡이다.

 

요새는 메밀전병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음식인데,

메밀반죽을 얇게 부쳐서 그 속에 당면과 두부,

다진 김치와 돼지고기 등을 넣어 익힌 것이다.

 

 

 

"치이익-"

 

총떡 부치는 소리만 들리면 나는 입에 침이 고였다.

어린 아이가 먹기에는 제법 매운 음식이었는데,

그 시절 나에게는 최고의 음식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명절이면 총떡을 사먹곤 한다.

물론 어릴 적 그 맛은 아니지만

행복했던 유년 시절이 떠올라 참 기분이 좋다.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의 연례행사 중 하나는 모자사생대회였다.

나는 이 대회가 열리는 것을 무척 기다렸는데,

그 이유는 내가 결코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가 아니었다.

 

바로 대회가 끝나면 친구들과 어머니 몇몇 분이 함께

화천시장에 있던 짜장면 가게를 갔기 때문이다.

 

 

 

"짜장면하고 탕수육 주세요~!"

 

그 날만큼은 나와 친구들이 짜장면과 탕수육을 원 없이 먹을 수 있었다.

맛있는 짜장면을 먹으면서 친구들과 떠들던 기억,

그리고 자식 키우는 어머니들의 공감 어린 이야기와 웃음소리.

 

그렇게 기분 좋은 일만 가득했던 짜장면 가게

내 마음 한편에 아직도 신장개업 딱지를 붙이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