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농어촌, 함께하는 KRC

활기차고 행복한 농어촌을 만듭니다. 농업분야 ESG를 선도하는 글로벌 공기업 KRC

농어촌에 풍덩

[청촌기록] 자동차를 좋아하던 소년이 트랙터와 드론조종사로! 봄을 준비하는 청년농부의 힘찬 쟁기질 현장~

농이터 2021. 3. 4. 11:17

 

 

[​록]

 

자동차를 좋아하던 소년이

트랙터 드론 조종사로!

 


 

봄을 준비하는 청년농부 민찬기씨의

힘찬 쟁기질 현장~!

 

 

 

매서웠던 북극한파의 위세도 잠시,

입춘이 지나자 남도에서 시작된 봄바람이 경기도 화성 땅에 당도했습니다. 청년농부 민찬기 씨는 겨우내 창고에 보관했던 농약살포용 프롭*을 손본 뒤 이내 트랙터를 몰고 꽁꽁 언 겨울 논으로 나섭니다. 봄이 오기 전 논과 밭에 쟁기질을 하려는 건데요. 농어촌공사 농지은행을 통해 임대한 농지가 완연한 봄을 맞을 수 있도록 스물아홉 청년농부는 마지막 겨울나기에 한창입니다.

*프롭 : 드론의 날개

 

“다양한 농기계를 활용하며 과 취미를 함께 즐겨요”

앳된 얼굴의 민찬기 씨가 트랙터에 쟁기를 달고 논으로 들어가자 돌처럼 단단했던 땅이 진흙처럼 부드럽게 부서집니다. 땅을 깊숙이 뒤집어 주는 쟁기질은 단단한 흙을 부수는 로터리 작업 보다 땅심을 올려주고 벼의 뿌리 생육을 원활하게 도와줍니다. 쟁기질은 농지 표면의 흙과 땅 속 깊은 곳의 흙을 뒤섞어 순환시키는 효과 외에도 겨우내 땅속 깊이 숨어있던 잡초씨까지 얼려 죽이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습니다. 콩을 재배했던 농지는 쟁기로 갈아 깍지를 거름으로 사용해 자연스럽게 순환농업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쟁기질을 하면 땅이 부드러워져 농사지을 때는 힘들어요.

비료를 주거나 방제를 하러 논에 들어갈 때 일반 논은 발목까지만 흙에 빠지지만 쟁기질한 논은 정강이까지 빠지거든요. 힘은 배로 들지만 땅의 힘이 좋아지고, 쌀 맛이 좋아지니 봄이 오기 전 쟁기질을 하게 됩니다.”

 

민찬기 씨는 자신의 몸은 좀 더 고생할지언정 과 곡식을 먼저 생각하는 천상 농부입니다.

하지만 그의 어릴 적 꿈은 자동차 공학자였습니다. 꿈을 찾아 공과대학에 진학 후, 공대를 졸업하여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서류 합격까지 했지만, 면접 날짜와 농수산대학 입학일이 겹치게 되었는데요. 그는 고민 끝에 농수산대학 입학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실력과 열정을 갖추고도 꿈을 실현하기 어려운 3포 세대, 88만 원 세대란 용어가 찬기 씨 또래 청년들의 현실을 대변합니다. 화성에서 태어나 화성에서 자란 찬기 씨는 이곳이야 말론 꿈을 실현할 가능성과 기회의 땅임을 알고 있습니다. 대학 졸업 후, 한국농수산대학교에 진학한 이유입니다. 그는 농촌에서 일과 꿈 두 가지를 모두 성취했다며 환하게 웃습니다.

“어릴 때부터 기계를 만들고 다루는 것을 좋아했어요.

농사를 지으면 곡식을 키우는 보람도 크지만 트랙터를 비롯해 이앙기 같은 농기구를 다루는 일이 재미있어요. 자동차 경정비도 취미로 하고요. 농촌에서 일과 취미를 동시에 찾았죠.”

부족한 일손을 대신해 농촌의 기계화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앙기와 트랙터는 물론이고 이제 드론도 대중화되는 추세입니다. 찬기 씨 역시 지난해 화성시농업기술센터가 지원한 드론 교육을 통해 초경량비행장치조종사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농사를 처음 시작하던 5년 전에는 농약 줄을 직접 잡고 드넓은 논을 누벼야 했지만, 작년부터는 드론을 이용해 더욱 안전하고 신속하게 농약을 살포하고 있습니다. 1만 5000여 평 논도 두 시간이면 농약 살포가 끝난다고 하니 농기계를 통한 시간과 노동력 절약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기계 다루는 걸 좋아해 농기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직접 관리하는 것은 그의 경쟁력 중 하나입니다.

 

 

 

“농어촌공사 홈페이지 수시 확인하며 임대 농지 정보 확인했어요”

어릴 적부터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왔지만, 본격적인 영농수업은 한국농수산대학교 식량작물학과에 입학하며 시작됐어요. 기초부터 심화과정까지 ‘농사’의 기본을 익히고 실습할 수 있었어요. 농수산대학교를 졸업하던 해 농지은행제도를 통해 농지를 임대한 것은 정말 큰 행운이었습니다.”

졸업 전 이미 농지은행 제도를 알고 있었던 찬기 씨는 농어촌공사 홈페이지 정보를 수시로 확인한 결과 화성시 지역의 농지 임대정보를 빠르게 확인하고, 현재까지 총 2만여 평의 농지를 지원받았습니다. 농부에게 땅은 근본과도 같습니다. 땅이 없으면 작물을 심을 수도, 수확할 수도 없으니까요.

 

“농지은행 홈페이지에 임대 가능한 농지 목록이 공개돼 있어요. 그중 자신이 필요한 농지를 신청하면, 지원 순위에 따라 임차받을 수 있는데요. 지원자가 여럿인 농지는 ‘청년창업형후계농업경영인’에게 우선순위가 주어져요. 청년창업농이 없었을 땐, 농업계 학교를 졸업하고 후계농업경영인인 2030세대가 1순위로 가능했는데요. 혜택을 받은 만큼 더 열심히 농사지어 농촌의 경쟁력을 높이고 싶어요.”

 

찬기 씨는 농지지원사업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을 위해 “자신에게 필요한 농지가 나올 때 놓치지 않으려면 수시로 홈페이지를 확인하고, 우선순위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귀띔합니다.

“청년 농부들의 네트워크소통의 기회가 더욱 확산되길 기대합니다.”

“앞으로 수확량의 절반 정도는 직접 판매하는 유통 시스템을 마련하고 싶어요. 그러려면 저희 농장의 브랜드도 만들어야 하고요. 먼 미래에는 농가 레스토랑도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준비 단계는 아니지만, 계속 구상하며 조금씩 준비하려고 해요.”

그는 농산물 가공과 유통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땀 흘려 수확한 작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은 농가의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부터 소비자와 직거래 창구가 되어 줄 블로그 ‘농부야’를 개설한 것도 같은 이유인데요. 브랜드 가치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혼자 힘으로 농사와 유통을 병행하기엔 어려움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고객과 직거래가 성사되어도 품질이 좋아야 재구매로 이어지는 만큼 쌀 맛 좋기로 유명한 골드퀸 품종을 재배하며 본업인 농사에 충실하고자 합니다.

찬기 씨는 벼농사를 중심으로 콩을 재배하며, 부모님의 배 과수원도 돕습니다. 농촌의 삶의 다 그렇듯 봄이 오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고, 여름철 영농현장은 덥고 고되지만, 시원한 가을바람에 곡식이 여무는 모습을 모면 그동안의 고생은 눈 녹듯 사라집니다. 그는 논밭의 곡식이 여무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행복하고 보람된다고 해요. 이곳 화성에는 찬기 씨와 부모님 외에도 외삼촌도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농번기에는 서로 품앗이하며 협업하기에 능률도 잘 오르죠. 핵가족화 된 시대이지만 찬기 씨는 농촌에서는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 유대감도 깊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애견 간식 등 다양한 아이디어로 귀농하시는 분들도 많으세요. 열정도 많고요. 도시에서 창업하는 것도 마찬가지겠지만 처음 자리 잡는 과정이 힘들지, 기반이 잡히면 더 다양한 기회를 창출할 수 있어요. 한국농어촌공사를 매개로 다양한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소통의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찬기 씨는 자신처럼 농촌 토박이가 아닌, 도시에서 귀농 귀촌을 준비하는 또래를 보며 많은 자극과 공부가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또, 귀농에 대한 로망을 마음에 품고 있는 미래의 청년농부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습니다.

 

“바쁜 도시, 직장생활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농촌에서의 삶을 꿈꿔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농사, 귀농뿐 아니라 건강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농촌에서 처음 터를 잡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초기 비용이 많이 들 수 있거든요. 물론, 처음 자리 잡는 게 힘들지 자리 잡은 후는 편할 수 있지만요. 그리고 건강관리도 중요해요. 몸이 건강해야 정년 없이 일할 수 있으니까요!”

 


 

미래의 청년농부들과 함께 소통과 협업하며

보다 새로운 농촌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기대가 있기에

이 봄, 그의 쟁기질이 더욱 신명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