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그러나 뜨거운
겨울 파도 좋은 곳, 강원 양양
양양은 새로 난 동서고속도로를 타면 서울에서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으면서
양양을 찾는 발걸음이 부쩍 늘었습니다.
양양은 산과 바다는 물론 산자락 깊은 골짜기까지 파도치는 곳입니다.
'강원도스러운' 산과 바다의 겨울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차고 맑은 물길을 따라 바다까지 이어지는
56호선 국도를 타고 양양으로 들어서보세요.
해발 1,000m의 고봉들이 사위로 우뚝한 이 길을 달리면,
누구의 입에서든 "강원도래요~"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낙산사와 최근 서핑천국으로 떠오른 하조대와
죽도해변엔 새로운 볼걸리가 눈길을 끌고,
강원도 3대 미향으로 꼽히는 남애항의 아침바다도 눈이 부십니다.
후천 물길 여행은 미천골에서 시작합니다.
구룡령 꼭대기에 차를 세우소 양양 쪽을
바라보면 백두대간의 우람한 산맥이 파도처럼 물결칩니다.
미천골자연휴양림은 은둔하기 좋은 곳입니다.
하얗게 언 계곡 저편, 허리 구부린 나무들 사이로
통나무 집이 둥지를 틀어 겨우내 깃들어 지내고 있습니다.
선림원지는 계곡보다 10여m 높은 곳에 조성된 폐사지입니다.
양양의 전진사, 강릉의 굴산사와 함께 신라 선종의 법맥을 이끌던
선림원이 있던 자리인데, 지금은 허허로운 빈 터에
삼층석탑과 부도, 석등, 홍각산사탑비 등이 덩그러니 남아 빛나고 있습니다.
남대천연어생태관찰로는 우거진 갈대밭에 나무 덱으로 놓여 있습니다.
겨울임에도 꽤 낭만적인 풍광을 하고 있어 느긋하게 걷다보면,
갈대 사이로 남대천이 불쑥 나타납니다.
남대천은 영동에서 가장 맑고 긴 장으로 연어 회귀천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남대천이 바다와 한 몸이 되는 지점에서 한 점 꽃같은 절 낙산사도 있습니다.
설악산 산줄기와 동해와 만나는 오봉산(낙산) 품안에 자리해, 절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해수관음상 앞에 서면 바다와 설악산이 눈앞에서 유유히 흐릅니다.
이 겨울, 차고 맑은 물길을 따라 양양을 휘돌지만, 한파가 매서워도 그리 춥지 않았습니다. 파도 싱싱한 바다에서 강 지나 골을 만나기까지, 양양이 사람으로 이따금씩 뜨거웠던 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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