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돼 더 아름다운 가을,
경북 안동
안동에서 '오래'란 단어와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은 하회입니다.
하회는 낙동강이 마을을 'S'자로 감싸고 흘러서 붙은 이름인데
마을 전체가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된 데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까지 등재된 곳입니다.
관람 포인트는 고가옥 100여 호를 끼고 도는 고살길과
강 건너편에 있는 부용대인데요.
특히 굽이굽이 돌아나가는 낙동강을 끼고 앉은 마을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부용대의 위용이 멋스럽습니다.
하회마을까지 가서 탈놀이를 보지 않고 올 수는 없겠죠?
800년을 이어온 하회별신굿탈놀이는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며
5~10년에 한 번씩 크게 벌인 굿판이었습니다.
등장인물들이 시원하게 풍자하는 세상만사에 가슴이 뻥 뚫립니다.
아름다운 고백은 하회 밖에도 많습니다.
이 중 눈 가득 가을이 담기는 곳은 농암종택과 군자마을입니다.
강 건너로 기암절벽을 마주한 농암종택은 사방이 산으로 뻥 둘러싸인,
진짜 '가을 속의 집'입니다. 어디에 어떤 방향으로 앉고 서고 눕건
가을이 사람을 향해 눈짓하는 이유입니다.
도산서원은 퇴계 이황이 스스로 학덕을 쌓으며
유생들을 가르칠 요량으로 세운 도산서당의 뒤쪽에,
후학들이 그를 기리기 위해 세운 공간입니다.
서당 앞마당에 자라는 수양버드나무 두 그루도 뭇사람들의
시선을 붙잡는 볼거리 중 하나입니다.
도산서원에 버금가는 정신유산이 또 있습니다. 바로 병산서원입니다.
병산서원 입교당에 앉는 건 풍경 속에 그대로 앉는다는 뜻인데요.
볕 좋은 가을날, 바람이 사방으로 통하는 입교당 마루에 앉으면
낙동강 가의 병산을 고스란히 품은 만대루를 볼 수 있습니다.
봉정사에 깃든 가을도 곱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극락전은
단아한 품새에 단연 눈길을 끕니다.
경내가 마치 고고한 선비처럼 단정하고
고전적인 기품으로 가득 차 거니는 내내
마음이 평화롭습니다.
봉정사 산내 암자인 영산암은 영화
<달마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의 무대로,
기어코 바위를 뚫고 나와 생을 틔운 소나무가 마음의
어느 한 부분을 예고없이 툭, 건드리는 곳으로
가을날 절 주변이 알록달록한 단풍으로 물든 풍경이
특히 아름다운 곳입니다.
월영교는 가을밤 운치 있게 내뿜는 분수와 함께 야경의 극치를
보여주는 목책교로 밤안개와 운무에 쌓인 야경이 백미입니다.
새벽에도 물안개가 뽀얗게 돋아 몽환적인 풍경을 이룹니다.
나무든 사람이든 그 무엇이든
하루하루를 견뎌내며 산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입니다.
그 깊고 진한 풍경을 만나러
안동으로 떠나보세요.
가을 풍경이 '억씨로' 좋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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