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가을이 무르익어 껍질이 단단한 견과류도 결실을 맺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향긋한 커피에도 달콤한 초콜릿에도 잘 어울리는 헤이즐넛 또한 그중 하나인데요. 혹시 우리나라에서도 헤이즐넛이 자란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우리가 전래동화에서 보았던 ‘개암’이 바로 헤이즐넛인데요. 물론 계피와 시나몬처럼 약간의 차이는 있습니다. 하지만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랑을 받고 있는 식물임에는 틀림없는 개암나무! 오늘은 깊어가는 가을을 맞아 개암나무와 개암에 대해 저 자세히 알려드릴게요!
- 개암나무란?
자작나무과에 속하는 개암나무는 가을이면 낙엽을 떨어뜨리는 활엽관목으로 2~3m 정도 자라는 식물입니다. 전국의 야산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나무인데요. 원산지는 남유럽에서 서아시아까지 넓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과 중국에도 분포하고 있습니다. 잎사귀는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는 잔톱니가 있으며, 어린잎의 앞면에서는 자주색 무늬가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죠. 3~4월에 잎보다 꽃이 먼저 피고, 가을이면 1.5~2.9cm 정도의 작고 둥근 열매가 열리는데 모자나 두건을 쓴 듯 포를 쓰고 있는 모양이 보기에도 제법 예쁩니다. 10월 중이면 열매가 갈색으로 익어 날 것 그대로 먹을 수 있는데요. 맛도 고소해서 우리나라에서 나는 대표적인 견과류 중 하나로 꼽힙니다. 또한, 정월 대보름에는 밤이나 호두와 함께 부럼으로 쓰이기도 하는 등 오래전부터 사랑을 받아온 식물이에요!
- 헤이즐넛의 효능
초콜릿이나 커피에 들어 있는 헤이즐넛은 개암나무의 열매가 맞지만, 한국에 자생하는 개암나무와는 종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서양개암나무로 구분해 부릅니다. 터키에서는 ‘한 줌의 헤이즐넛이 평생 건강을 지켜준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건강에 좋은 열매로 여기는데요. 실제로 헤이즐넛에는 염증 억제 효과가 있는 섬유질과 노화 방지 기능을 지닌 비타민 E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습니다. 심장질환이나 당뇨병, 고혈압 같은 성인병에 도움이 되는 음식인 것이죠.
뿐만 아니라 단백질과 탄수화물, 지방유가 고루 들어 있고 철분과 칼슘이 많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영양 간식으로 좋습니다. 최근 진행된 한 연구 결과 헤이즐넛에 ‘베타 시노스테롤’이라는 성분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성분은 저밀도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키고 암세포의 활동을 억제하며, 포만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열매에 이렇게 좋은 여러 성분이 들어있다니, 놀랍지 않나요?
- 개암나무의 전설 1
개암나무 열매는 마치 두건이나 스카프로 살포시 가린 듯이 덮여 있는 모습 때문인지, 신비로운 전설이 많은 마법의 열매로 여겨집니다. 이와 관련된 전설 중 하나로 어느 공주 이야기가 있는데요. 촌아띠가 지금부터 들려드릴게요!
옛날 옛적에 늘 얼굴을 비단으로 가리고 다녀, 어떻게 생겼는지 아무도 모르는 공주가 있었습니다. 궁금증을 이기지 못한 공주의 시녀들은 공주가 화장을 할 때 몰래 문틈으로 공주를 엿보기로 하는데요. 시녀들 중 한 사람이 공주의 놀라운 미모를 보고 그만 ‘아!’하는 감탄사를 터뜨리고 맙니다. 공주는 자신의 얼굴을 훔쳐본 시녀들을 모두 죽이는데, 이때 튄 피가 얼굴에 묻어 지워지지 않는 얼룩으로 남았다고 해요. 그 후 공주는 얼룩 때문에 고민하다 병들어 죽게 되고, 공주의 무덤에는 이름 모를 식물이 자랐는데요. 그 열매가 바로 개암나무입니다. 이 열매의 잎사귀에는 얼굴의 붉은 얼룩 같은 무늬가 있고, 열매는 얼굴을 가린 모양이었죠. 무시무시한 공주의 무덤에서 자란 나무라니, 살짝 오싹한 전설이네요~
- 개암나무의 전설 2
개암나무는 호두처럼 과육은 버리고 그 속의 씨앗을 먹는 식물인데요. 속껍질을 깨물게 되면 딱-하는 꽤 큰 소리가 납니다. 이와 같은 특징 때문에 시작된 전설도 있습니다.
옛날 옛날 가난하지만 착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나무를 하던 청년의 앞에 개암 몇 개가 또르르 굴러오자, 청년은 ‘부모님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에 개암을 주머니에 넣었어요. 해가 저물 때쯤 집으로 돌아가려던 청년은 그만 길을 잃고 숲속의 낡은 초가집을 만나 해가 뜰 때까지 쉬기로 마음먹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도깨비들이 나타나 초가집에 몰려 들었고 청년은 급히 대들보 위로 몸을 숨깁니다.
도깨비들이 방망이를 휘두르며 ‘금 나와라’, ‘은 나와라’라고 말할 때마다 금과 은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구경하던 청년은 배가 고파 일하며 주워 두었던 개암을 입에 넣고 힘껏 깨물었는데요. 딱-하는 큰 소리에 도깨비들은 부리나케 도망쳤고, 청년은 방망이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부모님을 정성으로 모시게 되죠. 후에 청년을 부러워한 맘씨 나쁜 동네 청년이 똑같이 했다가, 도깨비들에게 ‘한 번 속지 두 번 속냐’며 흠씬 얻어맞는 결말도 있는데요. 이러나저러나 개암 깨무는 소리가 매우 큰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출처 : 문화콘텐츠닷컴
이 외에도 개암은 생명과 다산 등을 의미해 사랑에 대한 가장 중요한 마법의 식물이라는 별명도 있습니다. 열매가 2개씩 모여 달리는 모습이 한 쌍의 결합을 상징하여, 결혼식 때는 개암나무 열매를 담아 신부에게 주거나 신혼부부에게 뿌려 주기도 했습니다. 도깨비를 쫓는 열매에서 사랑의 상징까지, 재미있는 전설이 참 많은데요. 촌아띠는 다음에도 우리 주변 식물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고 다시올게요!
'일상에 꿀 한 스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과일로 처방하세요! 소화에 좋은 음식 (0) | 2019.10.28 |
---|---|
할로윈에 늙은호박? 10월 제철 음식, 늙은 호박 알아보기! (0) | 2019.10.25 |
취향전쟁! 반려견 vs 반려묘 (0) | 2019.10.23 |
촌아띠와 함께 바닷속에 대해 알아봐요! (0) | 2019.10.22 |
찬바람불면 생각난다! 전국 겨울 별미 (0) | 2019.10.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