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인 오늘을 이글거리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큰 더위'를 뜻하는 대서가 실감 나는 날씨인데요. 24절기 중 여름의 마지막 절기이자 가을로 향하는 관문인 대서. 우리 조상들은 에어컨은 물론이고 선풍기도 없던 시절의 이 더위를 어떻게 이겼을까요? 오늘은 대서의 유래와 풍습, 그리고 여름 무더위에 먹으면 좋을 음식까지 알아보겠습니다! :D
- 염소 뿔도 녹는 더위, 대서
대서는 24절기 중 열두 번째로, 한 해의 절반을 보내는 절기입니다. ‘작은 더위’를 뜻하는 소서 바로 다음에 오며 장마철이 끝나고 대서가 지난 뒤 입추가 오면 조금씩 날씨가 선선해지죠. 음력 6월, 양력으로는 7월 23일 정도입니다. 대서는 보통 중복과 비슷한 시기인 경우가 많아 그야말로 ‘삼복더위’로 태양은 불볕처럼 타오르며 푹푹 찌는 날씨가 이어집니다. 우리 조상들은 이 더위를 ‘염소 뿔도 녹는다’고 표현했는데요. 지금처럼 실내에 들어가면 바로 시원해지거나 차가운 음식을 쉽게 먹을 것도 아니니 그 더위가 더욱 혹독하게 느껴졌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무더위가 계속되는 시기에 더위를 먹거나 탈이 나서 건강을 잃지 않도록 절기를 정해 대비한 조상의 지혜가 깃들어 있는 날인 것이죠!
- 대서의 유래는?
다른 24절기와 마찬가지로 대서의 유래는 중국에서 전해지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옛 중국에서는 대서로부터 입추까지의 기간을 5일씩 끊어서 삼후로 보고 자연의 변화를 관찰했습니다. 고려사의 기록에 그 흔적이 남아 있는데요. 6월 중기에 대서를 지나 초후에는 썩은 풀에서 반딧불이 나오고, 차후에는 흙에 습기가 많으며 무덥고, 말후에는 큰 비가 때때로 온다고 되어 있습니다. 습도와 기온이 높아 몹시 후덥지근해지고, 이후에는 태풍이 찾아오는 이 시기의 기후적 특징이 잘 담겨 있지 않나요?
- 더위 비켜! 대서의 풍습은?
대서는 중복 무렵일 경우가 많다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이때는 불볕더위를 피해 그늘진 계곡이나 산을 찾아 술과 음식을 즐기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무더운 여름 계곡에서 닭이나 오리 백숙을 먹고 물놀이를 하는 오늘날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농촌은 이 시기가 벼가 가장 많은 성장을 하기 때문에 김매기와 잡초 배기, 퇴비 장만 등 농작물을 돌보며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대서를 토지의 기가 왕성한 날로 여겨서, 흙담을 세우는 등 흙과 관련된 일을 많이 하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더운 여름 뙤약볕 밑에서 일을 한다니 정말 덥고 힘들었을 것 같은데요. 벼가 쑥쑥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또 더위가 가고 난 뒤 누릴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생각하며 견뎌냈겠죠? ?
- 더위 탈출! 대서의 음식
대서에는 더위를 잊기 위해 수분이 풍부한 여름 과일을 즐겨 먹었습니다. 실제로 시기적으로 대서에 즈음해서 참외와 수박 등 여름 과일이 가장 맛있어지는데요. 과일 외에도 각종 채소가 풍성하게 자라나고, 햇밀과 보리가 수확되는 시기여서 제철 음식을 먹으며 기운을 더했습니다. 또한 중복과 가깝다 보니 삼계탕이나 개장국 같이 몸을 보신하는 것으로 알려진 음식을 먹으며 영양소와 체력을 보충하기도 했습니다. 덥다고 해서 너무 찬 음식만 많이 먹으면 탈이 나기 쉬우니, 조상의 지혜를 본받아 대서의 음식인 제철 과일과 뜨끈한 보양식으로 여름 원기 충전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끊임없이 내리쬐는 태양이 원망스러워지는 무더위의 절정 대서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문명의 이기를 빌리지 않고서도 지혜롭게 무더위를 극복했는데요. 찜통더위에 불만이 많아질 수도 있지만 우리 선조들이 더위를 다스리고 이겨낸 지혜를 함께 생각하며 이겨내 보아요! 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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