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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 가니 중복! 삼복의 유래와 풍습을 살펴볼까요?

농이터 2019. 7. 22. 18:00

초복이 지나고 삼복의 한중간인 중복이 왔습니다. 으레 복날에는 삼계탕이나 장어같이 힘이 나는 음식을 먹으며 보내다 보니 매번 복날이 돌아올 때마다 삼계탕집이 재료가 동날 만큼 붐비는데요. 언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보양식을 먹으며 복날을 보내게 된 것일까요? 보양식을 먹는 것 말고 복날에 지키는 풍습은 또 무엇이 있을까요? 오늘 삼복의 두 번째 중복을 맞아 삼복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 드릴 게요~



- 삼복이란?



삼복의 기준이 되는 것은 바로 낮이 가장 길어지는 열 번째 절기, ‘하지’입니다. 하지는 일 년 중 가장 긴 시간 동안 태양이 땅을 뜨겁게 달구는 날입니다. 그래서 하지 이후로 ‘작은 더위’를 뜻하는 소서와 ‘큰 더위’를 뜻하는 대서가 연달아 오는데요. 바로 이 하지를 기점으로 제3경일을 초복, 넷째 경일을 중복, 입추 후 첫 경일을 말복이라 부르며, 이를 아울러 삼복이라고 합니다.


복날의 ‘복(伏)’자는 사람이 마치 개처럼 납작 엎드려 있는 형상을 따서 만들어진 글자입니다. 가을의 기운이 내려오다가 아직 가시지 않은 여름의 더운 기운을 만나 기세를 펴지 못하고 굴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이처럼 우리 조상들은 가을이 오려면 아직 먼, 더위가 가장 기승을 부리는 하지 이후의 날들 중에서 복날을 삼고, 여름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다스려 왔습니다.



- 삼복의 유래는?



물론 정확히 언제부터 복날이 시작됐는지, 또 왜 하필이면 세 번에 걸쳐 복날을 지켰는지 등에 대해서는 그 유래나 믿을만한 가설이 없습니다. 다만 삼복의 유래는 중국에서부터 전해진 것으로 여겨지는데요. 조선 후기 《동국세시기》에, ‘진덕공 2년에 처음으로 삼복 제사를 지냈다’는 내용이 있어, 진•한 이래로 속절로써 복날을 지켜온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최삼선의 《조선상식》에서는 복날의 복을 ‘서기제복’을 줄여 쓴 말로 설명하고 있는데요. ‘서기’란 여름 더위를 의미하고 ‘제복’은 복을 꺾는다는 의미로, 더위를 제압하고 꺾어야 할 대상으로 여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년 중 가장 더운 복날은 더위에 지쳐 쓰러져 있는 날이 아닌 맞서 이겨내는 날이었던 것이죠.



- 삼복의 풍습은?



궁중에서는 높은 관직에 있는 대신들에게 빙표를 주어 얼음을 먹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민간에서는 지방마다 술과 음식을 준비해 시원한 계곡이나 깊은 산을 찾아 더위를 잊었습니다. 특히 부녀자들은 풍이 없어지고 부스럼이 낫는다며 약수에 머리를 감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삼복의 풍습을 ‘물 맞는다’라고 불렀습니다.


해안지방에서는 시원한 물에 몸을 담그는 대신, 뜨겁게 달궈진 모래사장에서 모래찜질을 하며 ‘이열치열’로 더위를 이겨 내기도 했습니다. 또, 복날에 목욕을 하면 몸이 여윈다는 믿음이 있어 더위에도 몸을 씻지 않는 풍습이 있었는데요. 혹시 초복에 목욕을 했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복과 말복에도 같이 목욕을 하면 몸이 여위는 것을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삼복의 무더위는 벼가 쑥쑥 자라는 시기로, 농가에서는 복날이 벼가 한 살씩 나이를 먹는 날이라고 여겼습니다. 복날 떡과 전을 마련해 논에서 농사가 잘 되도록 비는 ‘복제(伏祭)’도 흔한 풍경이었습니다. 삼복의 풍습 중 날씨로 농사의 풍흉을 점치는 것도 빠질 수 없겠죠? 삼복에 오는 비를 삼복비라고 하는데, 비가 와야 풍년이 든다는 믿음이 있기도 했습니다.



- 삼복에 먹는 음식은?



사실 옛 복날의 대표적인 음식은 개고기를 넣은 ‘개장국’이었습니다. 심지어 복달임, 복놀이, 개놀음이라 하여 개장국을 끓여 먹는 풍속을 지칭하는 말도 있었는데요. 그 이유는 개는 오행에서 볼 때 ‘금(金)’에 해당하고, 복날은 ‘화(火)’가 기승을 부려 쇠를 녹이는 날이기 때문에 개장국 등으로 쇠의 기운을 보충해야 더위에 지친 심신의 균형을 회복시켜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최근은 삼계탕이나 장어를 비롯한 다양한 보양식이 나오고, 개를 식용하는 것과 관련한 인식도 개선되어 개장국은 찾아보기 어려운 복날의 음식이 되었습니다. 


이 외에 삼복더위를 이기는 음식들이 있습니다. 수박과 참외 같은 여름 과일은 여성과 아이들이 더위를 쫓으며 시원하게 즐기는 간식이었습니다. 또 더위를 먹거나 질병에 걸리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팥죽을 먹기도 했어요. 다행히 시원한 에어컨과 냉장고가 있는 시대에 살고 있으니, 쇠의 기운은 다른 것으로 보충하고 시원한 여름 간식과 여러 다른 보양식들을 즐기는 것도 좋겠죠? ?




이렇게 삼복이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와 삼복의 유래, 풍습, 삼복에 먹는 음식까지 살펴봤습니다. 바쁜 일상을 살다 보니 삼복이 되면 그저 습관처럼 삼계탕을 찾거나, 그마저도 잊고 지나는 일이 많은데요. 삼복은 때마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돌아보고, 특히 지치기 쉬운 여름철에 나와 주변의 기운을 북돋아주라는 조상의 지혜가 담긴 날입니다. 가까운 계곡이나 산에서 휴식도 즐기고, 여름 간식과 보양식으로 원기도 충전하는 복날이 되시기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