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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냄새 그윽한 곳, 충남 서천

농이터 2019. 6. 27. 12:00



바람 냄새 그윽한 곳, 충남 서천

'청량함'으로 꽉 채웠어



모시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바람'입니다.

모시는 한여름을 시원하게 나기 위한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옷으로

땀이 차지 않고 바람이 솔솔 통하니, 입는 이도 보는 이도 시원합니다.



모시를 두고 '바람의 옷'이라고 했을 만큼 바람을 몸 안으로 낚아채오는

기술도,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땀방울을 훔쳐내는 솜씨도 뛰어난 옷감이

모시입니다. 서천은 그런 모시의 터전이고 상징입니다.



명품에는 늘 그만큼의 노력이 드는 법. 모시는 말하자면,

'늙은 어미'의 거칠지만 야무진 손끝에서 피어나는 고된 '노동의 꽃'입니다.

옛말에 '이골이 난다'라는 표현이 있는데요. 모시 껍질을 벗겨 만든 태모시를

이와 입술로 쪼개다 보면 피가 나고 치아에 골이 패는 것.

그렇게 '이(에) 골(이)나게' 뽑아낸 실을 한 올 한 올 침을 발라 맨 무릎에

비벼 이어 실타래를 만들어 짜는게 모시입니다.

피와 땀, 침과 눈물 없이는 나올 수 없는 모시인 셈이죠.



"열세 살 적부터 모시 짜는 일만 해 와서 다른 건 하나도 몰라유.

자식 셋 키우면서 모시하고만 살아온 세월이 60년이 넘으니......."

한산면 지현리에 있는 한산모시관에서 매일 같이 모시를 짜는 방연옥.

(중요무형문화재 14호) 명인의 말입니다.



한산의 여자들은 그렇게 한산에서 태어나 '모시하는 여자'가 됐고,

백제시대 모시풀이 발견된 후, 1,500년 동안 어머니의 어머니로부터

전해 내려 온 모시 짜기를 이어왔습니다. 이 같은 전통으로 '한산모시짜기'는

지난 2011년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한산장은 서천에서도 각별합니다.

장은 1.6일 서는 오일장으로 한산공용터미널에서 한산초등학교 사이에

열리며 벽화를 비롯해 아성대장간, 한산양조장, 호수목욕탕 등

오래된 가게들이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서천의 거의 모든 곳이 여행지라고 해도 될 만큼 볼 곳,

즐길 곳이 많은데요. 서천의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너른 바다와 갯벌이

대표적입니다. 춘장해수욕장과 장항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가 특히 유명합니다.

포항의 호미곶처럼 뭍에서 동쪽으로 불쑥 튀어나온 마량포구에도

여름이 깃들긴 마찬가지.

동백꽃처럼 붉은 저녁노을이 일품이니 놓치지 마세요.



서천의 동쪽 끝, 금강변을 따라 약 23만m² 규모로 펼쳐진 신성리 갈대밭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와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추노>

<장옥정>등의 촬영장소로 등장했습니다.



'기벌포해전 전망'로도 부르는 장황스카이워크는 '하늘길'이란

별칭이 붙을 만큼 고도감이 높은데 금강하구며 서해, 장항제련소가

한눈에 드러납니다. 스카이워크를 내려와 숲속 산책로를 지나

송림마을 해안가를 지나는 '해안 산책로'를 해질녘 걸으면 갯벌이

온통 붉게 물드는 황홀과 마주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