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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더위가 시작된다? 하지의 풍습을 알아보아요!

농이터 2019. 6. 21. 11:00

요즘 하루가 길어진 듯한 느낌이 드시지는 않으신가요? 해가 빨리 뜨고 조금씩 더 늦게 져서 밝은 시간이 많으니 자연히 하루가 길어진 듯한 기분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춘분 이후로 날마다 길어지는 낮 시간은 하지를 기점으로 점차 짧아지는데요. 보통 하지가 지나면 본격적인 여름 더위가 시작됩니다. 그럼 오늘은 하지의 의미와 하지의 풍습, 그리고 하지에 먹는 음식까지 하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게요~!



- 여름절기, 하지란?



하지는 망종과 소서의 사이에 오는 24절기 중 10번째 절기입니다. 태양이 가장 북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북반구에서 낮이 가장 길어지는 날인데요. 정오에 태양도 가장 높게 뜨고 햇빛이 비치는 시간과 햇빛의 양도 가장 많은 날입니다. 낮 시간이 무려 14시간 35분이나 될 정도입니다. 이렇게 길고 긴 낮 시간 동안 땅이 태양빛을 가득 받기 때문에 지표면이 뜨겁게 달궈져서 하지 이후로 본격적인 여름 더위가 찾아오는데요. 작은 더위를 뜻하는 소서가 하지 바로 다음에 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농촌이 분주해지는, 하지의 풍경



고려사에는 음력 5월의 중간쯤에 오는 하지 이후로 5일씩 끊어 3후로 설명하고 있어요. 초후에는 사슴이 뿔을 갈고, 그다음에는 매미 울음소리가 들리며, 말후에는 한약재의 일종인 반하의 알이 생긴다고 합니다. 사슴의 뿔이나 반하의 알은 알 수 없지만 하지 10일쯤 뒤에 정말로 매미가 우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재미있겠죠?


한편 농촌은 하지가 1년 중 추수 때만큼이나 바쁜 시기였습니다. 장마와 가뭄에 대비하는 한 편 모내기와 병충해 방재 등이 이때 이루어지는데요. 이 외에도 메밀과 늦콩을 심고, 감자와 대마, 마늘, 보리를 수확하고, 고추밭을 매며 누에도 쳐야 합니다. 정말 눈코 뜰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냈을 것 같은데요. 많은 일들을 하다 보니 날씨도 중요했습니다. 남부 지방에서는 하지 무렵 모내기를 마치고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는데, 이때는 구름만 지나도 비가 온다는 뜻으로 “하지가 지나면 구름장마다”라는 속담도 있었습니다. 또 하지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고 믿기도 했죠.



- 풍년을 기원하며, 하지의 풍습



우리나라는 하지가 지나도 비가 내리지 않으면 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우려해 기우제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이런 하지의 풍습은 3~4년마다 가뭄 재해를 당하는 옛 우리나라에서 조정이나 민간을 막론하고 성행했던 풍습인데요. 보통 민간에서는 산이나 냇가에 제단을 만들고 마을 전체가 함께하는 행사로 기우제를 지냈습니다. 마을의 장이나 지방관청의 수장이 제주를 맡고 돼지나 닭, 술과 과일, 떡 등을 정성껏 마련해 제물로 올렸습니다. 때로는 무당이 재를 관장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또한 신성하게 여겨지는 지역에 제물로 바친 동물의 피를 뿌려 놓으면 그것을 씻어내기 위해 비가 내린다는 믿음이 있기도 했습니다. 하지에 가뭄이 그치고 장마 동안 비가 충분히 내리지 않으면 한 해의 농사를 모두 망치게 되는 만큼, 하지의 기우제는 풍년이 들기를 기원하는 간절한 마음이 담긴 풍습이었던 것이죠!



- 감자와 마늘, 하지의 음식



하지에는 제철을 맞는 농작물들로 음식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특히 강원도에서는 감자를 캐어 밥에 넣어 먹으면 감자가 더욱 잘 열린다고 믿기도 했어요. 또 하지에는 ‘감자 천신한다’고 해서 감자로 전을 부쳐 먹기도 했습니다. 하지에 즐겨 먹는 음식으로 마늘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하지 전에 마늘을 수확하면 맛이 연해 장아찌를 담기에 좋습니다. 그래서 마늘로 담근 장아찌를 여름내 먹기도 했죠. 실제로 마늘 속 알리신이라는 성분이 여름철 입맛 증진과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되는데요. 제철 음식으로 몸을 보하는 것은 예로부터 전해진 지혜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24절기 중 10번째 절기이자 대표적인 여름 절기인 하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낮이 가장 길다는 것 외에도 하지의 풍습과 하지의 음식까지 상세히 살펴보았는데요. 요즘은 기우제를 지낼 필요는 없지만 여름 더위와 가뭄, 장마에 대비했던 조상의 지혜대로, 여름을 잘 이겨나갈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 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