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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에세이 10

[✍️장터 에세이] 성주지사 강현정 과장의 추억 송송, 이야기 한 스푼

#대구_서문시장 #칼국수 #야시장 성주지사 강현정 과장의 추억 송송, 이야기 한 스푼 제사 준비를 할 때면 엄마는 늘 일주일 전부터 시장 볼 목록들을 추리기 바쁘셨다. 엄마는 과일, 건어물, 유과, 생선 등 대부분의 제수음식을 서문시장에 가서 사곤 하셨다. 서문 시장은 대구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이다. "현정아 너는 꼭 맏이 말고 막내 아들한테 시집 가렴." 엄마가 자주 하시던 말씀이다. 아마 삼형제 중 맏이인 아버지와 결혼해 30여 년간 기제사에 명절 제사까지 도맡아 지내야하는 며느리로 살아오셔서 딸은 제사에서 벗어나 여유롭게 지냈으면 하셨던 것 같다. "엄마, 칼국수 먹고 가요!" 서문시장에 갈 때면 늘 들르던 칼국수 집이 있다. 간판도 따로 없고, 서문시장 1지구와 4지구 사이로 난 길목에 줄 지어선..

[✍️장터 에세이] 청주지사 곽남순 차장의 추억 송송, 이야기 한 스푼

#청주육거리시장 #1980년대 #시장나들이 청주지사 곽남순 차장의 추억 송송, 이야기 한 스푼 1979년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막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였다. 시골의 작은 국민학교에서 청주의 여자중학교를 가게 되었는데, 버스로 통학하는 길에는 커다란 육거리시장이 있었다. "얘, 남순아 어디에 정신 팔고 있니?" 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 길, 나는 차창 너머 육거리시장을 멍하니 보다가 친구들이 부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곤 했다. 시골 촌뜨기였던 나에게 육거리시장은 신기한 물건이 가득한 신도시 같았다. "남순아! 오늘 하교길에 시장 가자!" 토요일처럼 일찍 하교하는 날이면 나는 친구들과 작정하고 육거리시장에 가곤 했다. 어려운 살림에 용돈을 받은 적 없었던 나는 친구들과 작정하고 버스비로 시장에서 군것질을 하곤..

[✍️장터 에세이] 충북지역본부 최가은 대리의 추억 송송, 이야기 한 스푼

#청주육거리시장 #할머니 #송편 충북지역본부 최가은 대리의 추억 송송, 이야기 한 스푼 할머니는 제사와 기제를 음식을 만들어서 지내시던 옛날분이셨다. 하지만 내가 25살이 되던 해, 건강이 악화되어 추석 차례상을 직접 차릴 수 없게 되었다. 대신 시장에서 만들어 파는 음식을 구입하기 위해 청주 육거리시장으로 나서기로 했다. "가은이 뭐 먹고 싶니?" 시장은 제수를 사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우리처럼 할머니와 손녀가 함께 장을 보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할머니와 나는 송편, 햇과일, 생밤, 전, 나물 등 차례상 준비를 위한 음식을 구입했다. "할머니! 송편이 참 예뻐요!" 진열대에 높게 쌓여 있는 천연 색소를 이용해 색을 낸 흰색, 노란색, 초록색 송편은 무척이나 예뻤다. "가은이는 콩을 싫어하지..

[✍장터 에세이] 경기지역본부 주은하 대리의 추억 송송, 이야기 한 스푼

#수원지동시장 #통닭거리 #명절 경기지역본부 주은하 대리의 추억 송송, 이야기 한 스푼 지금의 수원으로 이사를 오게 된 건 10여 년 전의 일이다. 경기지역본부로 근무지가 변경되면서 남편, 아이와 함께 이곳으로 이사를 하게 됐다. "아들~우리 소풍 갈까?" 수원의 한가운데에 수원화성이 자리 잡고 있어, 햇살이 좋은 날이면 나는 아이를 데리고 수원화성으로 나오곤 했다. "남편~ 여기 시장도 있네?" 동네를 둘러보다 발견한 지동시장은 통닭을 파는 가게가 줄지어 있는 독특한 시장이었다. 우리는 소풍이 끝나면 항상 지동시장에서 통닭을 먹었고, 지금도 지동시장을 자주 방문하곤 한다. "팸플릿 받아가세요~! 한국농어촌공사입니다!" 매년 명절이면 우리는 농지은행사업을 홍보하기 위해 지동시장으로 나섰다. 세대가 바뀌고..

[✍️장터 에세이] 고창지사 김상호 과장의 추억 송송, 이야기 한 스푼

​ #고창전통시장 #장터국밥 #장어탕 고창지사 김상호 과장의 추억 송송, 이야기 한 스푼 "엄마는 언제 오시나?" 고창전통시장은 엄마가 채소를 내다 팔던 곳이었따. 채소를 판 돈으로 엄마는 먹을 것들을 사왔는데, 가끔은 소고기를 사오기도 했다. 가끔은 비싼 소고기를 사오기도 헀다. 그래서 나는 온종일 엄마를 기다렸다. "상호야! 같이 장보러 갈까?" 간혹 엄마와 장터 구경을 가면 볼거리가 가득해서 좋았다. 엄마는 쌀과 곡물을 가져가서 뻥튀기를 했다. 뻥! 하는 소리에 곡물이 몇 배는 커지니, 신기할 따름이었다. "엄마 저건 뭐야?" 나는 시장 한쪽에 걸린 커다란 가마솥을 보고 물었다. 엄마는 그것이 장터국밥이라고 알려주셨다. 지금도 고창전통시장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끈한 장터국밥을 먹을 수 있다. ..

[✍️장터 에세이] 제주지역본부 고선혜 차장의 추억 송송, 이야기 한 스푼

#보성시장 #엄마와_장보기 제주지역본부 고선혜 차장의 추억 송송, 이야기 한 스푼 "선혜야 시장가자~" 우리 엄마는 저녁 찬거리를 사러 시장에 갈 때면 나를 꼭 데리고 나가셨다. 나를 혼자 두고 나가기 걱정스러우셔서 그런 것이겠지만, 나는 어머니와 시장을 가는 날이 좋았다. "좀 보고 가세요~" 나는 엄마 손에 붙들려 이런저런 찬거리를 신기하게 구경하곤 했다. 고등어자반과 나물거리 등 찬거리를 사고 나면 엄마 손에는 까만 봉다리가 잔뜩이었는데, 그래도 내 손을 놓지 않았다. 좌판 행상에 내놓은 예쁜 구두며 인형, 머리핀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나를 잡아끌던 가난한 시절의 우리 엄마. 당시 엄마는 지금의 내 나이보다 어렸다. 싱싱하고 예쁜 과일은 비싸서 못사고, 떨이로 남은 과일마저 깎아달라고 실랑이 벌이던..

[✍️장터 에세이] 진도지사 이수진 농지은행부장의 추억 송송, 이야기 한 스푼

#진도십일장 #제수용_음식 진도지사 이수진 농지은행부장의 추억 송송, 이야기 한 스푼 "탈탈탈탈……" 진도십일장이 열리는 날. 경운기 엔진소리가 조용한 시골길에 시끄럽게 울려 퍼졌다. 경운기 뒤 짐칸에는 이미 우리집까지 오는 길에 태운 동네 사람들 몇몇이 앉아 계신다. "수진아, 여기 앉아라!" 내 어릴 적 우리 동네에는 별다른 대중교통이 없었다. 그래서 시장을 가려면 경운기를 얻어 타고 가야 했는데, 장이 열리는 날이면 마을 사람들은 어르신의 경운기 뒷자리에 모여 앉아서 4km 거리의 진도십일시장으로 이동했다. 한적한 시골길을 덜컹거리며 달리는 경운기. 경운기의 덜컹거리는 소리와 시끄러운 엔진소리 때문에 서로 말을 나눌 수는 없었지만, 낡은 경운기 엔진에서 나오는 기름 타는 냄새, 빠르게 지나가는 가로..

[✍️장터 에세이] 서천지사 박진미 과장의 추억 송송, 이야기 한 스푼

#서천특화시장 #친정엄마 서천지사 박진미 과장의 추억 송송, 이야기 한 스푼 "진미야! 장바구니 잊지 말고 챙겨!" 어려서부터 같이 시장 나들이를 다니던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장터 구경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서천시장에 5일장이 설 때면 나를 꼭 불러서 함께 장 구경을 다니곤 했다. "보고 가셔유~!" 시장 상인들의 열띤 목소리와 왁자지껄한 분위기, 어쩐지 시장에서는 마음이 들뜨곤 했다. 친구는 딱히 살 것도 없으면서 이런저런 잡동사니를 구경하는 걸 좋아했다. 시장 구경을 좋아하는 친구를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나는 함께 손을 잡고 다녔다. "뻥이요~!" 뻥튀기 아저씨가 소리를 지르면 친구는 내 귀부터 가려주었고, 장터에서 상인들이 파는 따끈한 오뎅이나 꽈배기 같은 것을 사서는 내게 먼저 양보해주곤..

[✍️장터 에세이] 홍천춘천지사 최재문 차장의 추억 송송, 이야기 한 스푼

#화천시장 #시장_먹거리의_추억 홍천춘천지사 최재문 차장의 추억 송송, 이야기 한 스푼 원래 고향이 춘천이었던 나는 초등학교 1학년이 될 무렵 초등학교 교사이셨던 아버지 근무지를 따라 화천군 풍산리로 이사를 했다. 아직 어릴 때라 많은 것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주말이면 꼭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버스를 타고 화천군 시내로 나오곤 했다. 지금에서 생각해 보면 왜인지 모르지만, 어릴 적 나에게 버스 타기는 크나큰 과업과도 같았더랬다. 북적대는 사람들이며, 가득 짊어진 보따리,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대한 늬~우스'와 같은 올드한 목소리 때문이었을까? 나는 버스를 타면 꼭 멀미를 해서 고생을 했다. "엄마, 이거 사주세요!" 어머니는 우리들과 함께 화천시장을 둘러보면서 순대와 호떡, 뻥튀기 같은 주전부리를 사..

[✍️장터 에세이] 거창 토박이 박인식 부장의 추억 송송, 이야기 한 스푼

#거창 #토박이 거창 토박이 박인식 부장의 추억 송송, 이야기 한 스푼 "언제 오시나?" 어머니가 설 음식을 만들기 위해 식재료를 사러 거창장에 가신 날, 나는 어머니가 오실 즈음이면 버스정류장을 먼발치에서 바라보곤 했다. 어느 설날도 어머니는 어김없이 차례상을 차리기 위해 일찌감치 장을 보러 가셨고, 그날 난 동구 밖 버스정류장 근처까지 달려가 어머니를 기다렸다. 버스가 뜨문뜨문 있던 터라 하나가 지나가면 다음은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우리 어릴 적 이야기다. 어머니 마중을 핑계 삼아 어린 내가 손꼽아 기다린 건 바로 어머니가 사 오실 '설빔'이었다. 버스가 올 때마다 목을 쑤욱 빼서 어머니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으면 어찌나 실망스럽던지. '다음 버스는 1시간이나 지나야 도착하는데' 하며 발만 동동 굴렸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