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토박이
거창 토박이 박인식 부장의
추억 송송, 이야기 한 스푼
"언제 오시나?"
어머니가 설 음식을 만들기 위해 식재료를 사러 거창장에 가신 날,
나는 어머니가 오실 즈음이면 버스정류장을 먼발치에서 바라보곤 했다.
어느 설날도 어머니는 어김없이 차례상을 차리기 위해 일찌감치 장을 보러 가셨고,
그날 난 동구 밖 버스정류장 근처까지 달려가 어머니를 기다렸다.
버스가 뜨문뜨문 있던 터라 하나가 지나가면 다음은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우리 어릴 적 이야기다.
어머니 마중을 핑계 삼아 어린 내가 손꼽아 기다린 건 바로 어머니가 사 오실 '설빔'이었다.
버스가 올 때마다 목을 쑤욱 빼서 어머니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으면 어찌나 실망스럽던지.
'다음 버스는 1시간이나 지나야 도착하는데' 하며 발만 동동 굴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어머니는 항상 거창시장의 말표 상회에서 말표 신발을 사주셨다.
그래서 어릴 적부터 내 신발에는 늘 말이 존재했다.
여느 친구들처럼 멋진 상표가 그려진 나이키나 프로스펙스 등의
신발이 정말 신고 싶어 못내 섭섭했던 옛 기억이 몽글몽글 올라온다.
어머니도 그런 내 맘을 알고 계셨던 걸까.
고등학교에 입학하던 날 어머니가 거창시장으로 나를 데리고 가셨는데,
이번엔 거창시장의 말표상회가 아닌 거창시장 옆 랜드로버 매장이었다.
어찌나 기분이 좋았던지. 그 신발을 대학교 입학할 때까지 신었던 것 같다.
어른이 된 지금도 난 여전히 거창시장을 찾는다.
단돈 6천 원에 얼큰한 국밥을 즐길 수 있는 단골 식당,
비빔밥과 메밀 묵을 4천 원에 먹을 수 있는 거창 묵집,
3천5백 원에 수제비를 먹을 수 있는 영민 분식.
거창시장에 방문하면 꼭 한번 먹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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