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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촌기록 귀촌 편] 무색무취 도시보다 스토리 있는 농촌이 좋아요! '홉'의 고장 의성에서 수제맥주 공방을 하는 김예지 씨

농이터 2021. 9. 15. 15:33

 

 

 

 

 

[청]

 

 

"무색무취 도시보다 스토리 있는 농촌이 좋아요"

 

 


 

귀촌인 김예지 씨

'홉'의 고장 의성에서 수제맥주 공방 창업

 

 

 

 

 

 

마늘과 컬링의 고장 경북 의성군에는 특색 있는 농산물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맥주에 개성 있는 향을 더하는 ‘홉’이죠. 귀촌 2년 차 김예지 씨가 홉의 고장 의성에서 문을 연 수제맥주 공방 ‘호피 홀리데이’는 낮에는 양조 체험이 중심인 공방으로, 저녁에는 주민들의 아지트로 사랑받으며 지역의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창업을 위해 귀촌을 고민했고, 귀촌을 택한 결정적 이유도 창업이었습니다.

 

귀농과 귀촌하면 으레 농업을 떠올리는데요. 여행, 문화, 교육 등 다양한 선택지가 열려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의성에서의 삶은 김예지 씨에게 늘 활력 넘치지만, 가장 즐거운 계절은 ‘여름’이라고 말합니다. 시원한 맥주 한 잔이 꽤 절실한 계절이니까요.

 

가장 한국적인 맥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김예지 씨를 홉 향기 가득한 의성에서 만났습니다.

 

 

 

 

 

 

 

 


 

 

맥주의 스토리를 풍부하게 해줄 의성이야말로 수제맥주 창업의 적지

 

 

 

 

 

경북 의성군 안내면에 자리한 ‘호피 홀리데이’를 방문한 날은 폭염이 기승을 부렸지만, 하얀 건물과 어우러진 푸른 홉 덩굴이 청량감을 전합니다. 김예지 씨는 한국인에게 낯선 작물인 ‘홉’을 마당 한켠에 심어 일반인들도 쉽게 관찰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많은 회사원들이 한번쯤 창업을 꿈꾸듯

저 역시 처음에는 막연하게 창업을 생각했어요.

 

여러 창업아이템을 떠올리다

‘취미로 즐기던 수제맥주 양조를 직업으로 삼으면 어떨까?’ 생각했죠.”

 

 

 

 

 

쳇바퀴 같은 직장인의 삶을 벗어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사람들과 함께 즐기면 좋겠다는 소박한 마음을 품은 김예지 씨는 수제맥주축제나 홉축제를 통해 인연을 맺은 분들의 격려와 응원으로 꿈을 구체화할 수 있었습니다. 진심은 언제나 통하는 법이니까요.

 

연고가 없는 의성에 자리 잡게 된 것도 홉축제에서 ‘홉이든’ 농장 부부를 만난 것이 계기였습니다. 농어촌공사의 토지임대사업을 통해 의성에서 약 1,800평 규모의 홉 농사를 짓는 부부는 김예지 씨에게 의성군이 진행하는 청년 지원 사업 정보를 전했습니다.

 

 

 

 

 

 

 

 

 

 

 

 

무색무취의 도시라고 하잖아요. 어떤 도시를 떠올릴 때 연상되는 특징이 많지 않아요.

 

때문에 억지로 이미지를 부여하는데 의성은 마늘을 비롯해 복숭아, 자두 등 다양한 농산물이 생산되고, 컬링과 같은 문화적 요소도 있어 매력적인 지역이에요. 게다가 맥주의 원료인 홉을 가까이에서 조달할 수 있으니 더욱 호감이 갔죠.”

 

 

 

 

훗날 최종 목표인 양조장을 연다면 의성만의 지역색이 수제맥주와 어우러져 다양한 콘텐츠를 더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의성을 ‘호피 홀리데이’의 역사가 시작될 장소로 택했었습니다. 맥주에서 홉의 특성이 잘 느껴질 때 ‘호피’하다고 표현하는데요.

 

호피 홀리데이를 보낸다는 말은 ‘맥주에 푹 빠져 휴식을 즐긴다’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창업 1년이 지난 지금, 마을 주민과 현지 청년창업자는 물론 전국의 고객들이 호피 홀리데이를 즐기고자 의성을 찾고 있습니다.

 

 

 

 

 

 

 

 

 

 


 

 

창업 준비 과정의 어려움도 지역 주민들의 도움으로 해결

 

 

 

 

 

 

원하는 부동산을 구하기가 정말 어려웠어요. 농촌은 도시에 비해 상가가 적을 뿐만 아니라 제가 원하는 시설이 갖춘 상가가 거의 없었어요. 5개월 넘게 발품을 팔았더니 동네분들이 부동산보다 훨씬 더 좋은 위치에 합리적인 가격의 매물을 소개해 주셨어요.”

 

 

 

 

 

 

지금은 많은 청년창업자들이 의성을 찾지만, 불과 1년 전만 해도 골목이 삭막했다고 회고합니다. 무엇보다 어려웠던 점은 맥주공방 창업을 앞두고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것입니다.

 

 

“대외 활동이 축소되고 여가와 문화가 위축된 상황을 호피 홀리데이도 피해 갈 수는 없었어요. 하지만 꾸준히 사람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주고자 노력한 결과 진심이 통했던 것 같아요.”

 

 

초기에는 맥주를 찾아 의성까지 오는 사람이 있을까 반신반의했지만, 김예지 씨는 의성의 자원과 인근 홉 농장을 연계해 도시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그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봄에는 ‘냉이를 활용한 냉이스타우트 만들기’, 여름에는 ‘생홉양조 쇼미더홉(show me the hop)’, ‘제철 복숭아 맥주 만들기’ 등 특색 있는 프로그램들이 인기리에 진행됐습니다.

 

 

 

 

 

“창업을 준비하며 주민들도 취미로 양조를 하고, 그분들이 직접 지은 농산물로 ‘팜 투 테이블’처럼 ‘팜 투 브루잉’을 하며 교류하는 삶을 상상하곤 했는데요. 도시에서 찾아오는 분들도 많지만, 마을 분들도 농한기에 많이 방문하세요. 겨울에 양조해둔 맥주를 농번기 때 노동주로 드시기도 하고요. 이런 과정과 반응 하나하나가 너무 재미있고 저에겐 소중한 경험이에요.”

 

 

 

 

 

 

 

 

 


 

 

가장 한국적인 재료로 세계인의 입맛 사로잡는 레시피 개발

 

 

 

 

“우리나라에서는 ‘홉’이 생소한 작물인 만큼 생홉 양조 자료가 거의 없어요. 저는 운 좋게 홉농장과 가까이 자리 잡아 홉을 가공하고 맥주를 제조하는 방법을 다양하게 시도해보며 여러 번 생홉 양조를 할 수 있었어요.

 

국산 홉과 국산 몰트의 안정적인 재배를 위해 노력하시는 농부님들이 있는 한, 저도 제 몫을 정성껏 해보려 해요.”

 

 

 

 

 

 

 

홉맥주 양조의 노하우를 묻자 김예지 씨는 자신 역시 배우는 과정으로 ‘아직까지 노하우는 없다’며 손사래를 칩니다. 국내 홉 재배 역사가 길지 않은 만큼 김예지 씨 스스로 홉맥주 저변을 확산하기 위해 경험을 확장하는 단계입니다.

 

 

 

 

 

“원재료 자급자족의 중요성은 반도체 같은 대형 산업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에요.

우스갯소리로 한국 맥주는 물만 국산이라고 하듯, 맥주의 원재료 수급도 우리의 아킬레스건이에요.”

 

 

맥주 재료 순수 국산화에 대한 갈증을 바탕으로 홉맥주 시장을 개척하는 김예지 씨는 홉뿐만 아니라 다양한 농작물과 허브 등 한국적인 재료들을 이용해 양조를 시도하며 가장 한국적인 것으로 세계에 통하는 맥주 레시피를 개발하고 유통하고자 합니다. 먼저 우리나라에 홉맥주 문화의 저변이 확산되려면 원료 수급부터 소비까지 탄탄한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는 생각이죠.

 

 

 

 

 

 

 

 

 

 

 

 

 

 


 

 

농촌이기에 가능한 쉼과 회복, 그리고 일이 균형을 이루는 기적 같은 삶

 

 

 

 

 

 

 

 

일과 후 친구들과 즐기는 바비큐 파티, 퇴근 후 들판에 누워 한참동안 별을 바라보는 여유는 김예지 씨가 꼽는 농촌생활의 즐거움입니다. 워라밸을 구호처럼 외치며 억지로 맞추지 않아도 자연스레 쉼과 회복, 일이 균형을 이루는 삶을 살 수 있는 것, 자연이 주는 선물입니다.

 

“제 삶은 대구와 서울을 거쳐 의성으로 왔어요. 다시 한 번 선택의 기회가 주어져도 도시에서 살다 농촌을 찾을 것 같아요. 20대 때 도시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시야를 넓혔던 것이 제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요.”

 

 

 

 

경험이 쌓이고 자신만의 가치관과 취향이 자리 잡는 시기에 내린 귀촌 결정은 더욱 만족하는 삶을 가꿀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귀촌을 선택한 현재의 삶에 대한 만족도도 매우 높은 비결입니다. 김예지 씨는 스스로 환경을 바꾸는 일에도 주저하지 않습니다.

 

 

 

 

 

 

 

 

이곳에 또래가 없을 줄 알았어요. 있어도 극소수겠다 생각했는데, 정착해 보니 타지로 나갔다가 돌아온 청년도 있고, 저처럼 창업을 위해 귀촌한 청년도 있어요. 또래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다 보니 그들의 부모님들도 ‘우리 아이 친구’라며 더 예쁘게 봐주시고요.”

 

 

김예지 씨는 문화적 갈증을 가진 청년들과 함께 마음을 모아 새로운 의성 문화 만들기에도 앞장섰습니다. 이런 그를 응원하는 사람도 부쩍 늘어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마켓에서 만난 SNS 팔로워를 비롯해 호피 홀리데이 계정을 보며 응원하셨다는 생홉양조 프로그램 참가자 등 모든 호홀러분들을 통해 보람을 느껴요. 또 직접 만든 세상에 단 하나뿐인 맥주가 너무 만족스럽다고 말씀하실 때면 이 일을 더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맥주에 대한 사랑으로 의성에서 키우는 양조의 꿈

 

 

 

 

 

 

 

 

 

 

 

“귀촌과 시골 창업을 꿈꾸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하지만 ‘이 치킨집은 도시에서 잘 되던데, 여기에는 아직 없으니 해볼까?’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면 투자한 비용이나 시간을 보상받지 못해 힘들 수도 있어요. 다만 지역주민은 물론 타지인도 찾아올 수 있는 아이템이라면 시골에서 창업하는 것도 매력적이라고 말씀 드려요.”

 

 

 

 

 

 

 

 

김예지 씨와 대화를 나눌수록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주인공 ‘혜원’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그는 <리틀 포레스트>는 영화적 이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에게 김예지 씨에게 귀촌은 ‘균형 있는 삶’입니다. 그는 도시에서는 주말에 따로 시간을 내야 할 수 있는 바비큐 파티를 퇴근 후 언제나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사실과 각종 빛이 지배하는 도시의 밤이 아닌 진짜 밤을 볼 수 있게 된 것을 귀촌 후 가장 큰 기쁨으로 꼽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고 퇴근 후에 별 보고 산책하는 행위에서 오는 위로들도 충만합니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김예지 씨는 이곳 의성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수제맥주 양조를 취미로 전파하며

훗날 양조장 운영이라는 꿈을 향해 한 걸음씩 걷고 있습니다.

 

자연과 꿈이 어우러진 의성에서 꿈을 향해 걸어가는 그의 미소가 맥주 향을 닮은 여운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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