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2.
강 원 도 해 녀 들 의 이 야 기,
바다를 향한 발걸음
돌미역을 따는 해녀들
부드럽고 맛 좋기로 유명한 고성군 자연산 돌미역. 이 돌미역은 누구의 손을 거쳐 우리에게 온 것일까요? 돌미역을 직접 캐고 만들어내는 생산자 분들을 만나기 위해 초도항 바다를 찾았습니다. 이른 새벽부터 바다에 들어갈 준비를 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바로 강원도 해녀들이랍니다!
Q. 얼마나 오랫동안 바다와 함께 해오셨나요?
- (마을 해녀 중) 가장 연세가 많은 분은 81살이에요. 보통은 60대가 많아요. 물질은 30대 중후반 즈음에 시작했어요. 작년엔 84살 할머니가 몸이 안 좋아져서 일을 그만뒀어요. 제주도에서 살다가 올라온 할머니도 86세에 일을 그만뒀어요.
Q. 물질하는 날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시나요?
- 새벽 3시에 일어나서 감자밭이랑 깨밭에 다녀와요. 낮에는 더워서 밭일을 못하니까... 농사짓는 사람이 아니면 보통은 4시 반 정도에 일어나요. 5시엔 아침밥을 챙겨서 항구로 나가 배를 타고 바다로 갑니다. 작업은 테트라포트 안에 들어가서 해요. 들어간 구멍으로 다시 나와야하기 때문에 숙련된 사람들만 할 수 있어요. 또 숨을 오래 참아야 해서 성격도 차분해야 해요. (웃음) 12시 반 즈음이면 씻고 나서 곧바로 채집한 수산물을 손질합니다. 가족 모두 나와서 작업하고, 짬짬이 점심을 먹어요. 그러다 5시가 되면 밭일을 하고, 6시면 저녁을 먹고... 8시엔 일기예보를 보려고 뉴스를 틀어두는데, 그날 하루 일이 너무 고되면 나도 모르게 티비 앞에서 잠들어버려요.
Q. 미역을 채취할 때 이야기를 해주실 수 있나요?
- 성게는 주워 담기만 하면 되는데, 돌미역은 돌에 붙은 미역을 잘라내는 기술까지 필요하기 때문에 채취하기 까다로워요. 해남들은 돌미역 채취를 잘 못해서 해녀들만 나가요. 미역을 채취하고 나서 바람이 선선하게 불면 햇빛에 바로 말려도 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건조장에서 기계로 하루 정도 건조해야 해요. 정말 덥고 힘든데 바로 쉴 수가 없어요. 2~3일 정도 햇빛에 말리고 나면 다시 미역을 규격에 맞게 자르는데, 손질할 때 참 힘들고 더워요. (웃음)
Q. 바닷물에 들어가 일을 하는데도 더우신가요?
- 겨울 바다에 들어가도 일을 하다보면 더워요. 2분 이상 숨을 참으려고 해도 수경 안에 땀이 차서 앞이 제대로 안 보여요. 미역을 딸 땐 바다 깊은 곳까지 들어가진 않지만, 미역양이 많아 무거워서 물 위로 건져올리기가 힘들어요.
Q. 일이 고됨에도 불구하고, 물질을 계속 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 어릴 때부터 해서 괜찮아요. 가끔 애들(자녀들)이 ‘힘들 텐데 그만해라’, ‘오늘 날씨가 안 좋을 것 같으니 나가지 마라’, 라고 말하는데, 놀면 뭐해요. 이렇게 해서라도 돈을 벌어야죠. 고된 바닷일을 젊은 시절부터 쭉 해오다 보니 꾸준히 운동한 사람처럼 폐활량도 좋고 잔병치레도 없어요. 바닷사람들이 다들 생활력이 강해요.
Q. 바닷일을 하시면서 보람된 순간이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신가요?
- 우리가 캐온 것들을 사람들이 많이 찾아줄 때 정말 뿌듯해요. 마트에서 대량으로 사줄 때도 기쁘죠. 작년에는 개인적으로 구매하고 싶다고 따로 연락해온 분도 있었어요. 미역은 캐고 나서 손질하고, 포장하고, 작업 과정이 번거롭거든요. 그래도 맛이 좋아서 한 번 먹어본 사람들이 계속 다시 찾아요. 그런 분들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도 들어서 쉽사리 그만둘 수가 없죠. 또 일을 하다 힘들 때 서로서로 돕기 때문에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보며 심적으로 든든하고 위안도 돼요.
Q. 고성 돌미역만의 자랑거리★를 꼽아본다면 무엇인가요?
- 미역은 ★칼슘과 미네랄 성분이 풍부해서 면역력에 좋아요. 몰라서 안 먹는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맛본 사람들은 다시금 찾곤 해요.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런 분들이 입소문을 내서 점점 유명해지고 있지요. 지역 특산물로 워낙 유명하니 고성 돌미역 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에요. 미역은 공기 중에 노출되면 맛이 변하기 시작하니, 봉지에서 꺼낼 땐 가위로 잘라 먹을 만큼만 꺼내 쓰세요.
Q. 일반 양식 미역과 자연산 돌미역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 양식은 질기고 뻣뻣해서 먹기 전에 20~30분 정도 물에 담가놔야 하는데, 돌미역은 부드러워서 3~5분만 담가놓은 다음에 요리할 수 있어요. ★짧은 시간동안 끓이면 쫄깃한 식감으로 맛볼 수 있고, 오래 끓이면 끓일수록 부드러워져요. 끓일수록 뽀얀 국물이 우러나오는데, 맛의 깊이가 달라요. 본인 기호에 맞게 시간을 조절하면서 요리하면 돼요. 산모들은 일부러 묶은 미역*을 찾곤 해요. (묶은 미역: 건조 후 오래된 미역) 미역국 말고도 냉국으로 먹기에도 제격이에요.
Q. 마지막으로, “나에게 바다란” or “해녀란 내게 ㅇㅇ이다”
- 나에게 바다는 ‘삶의 터전’★이다. 거기 가야 돈을 만들지. (웃음) 또... 나에게 해녀란 식구를 다 먹여 살리는 일. 자식들 공부할 수 있게 해주는 일이지요.
고성 돌미역에 담긴 해녀들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해녀문화는 유네스코에 등재될 정도로 가치 있는 문화유산이지만, 고령화와 해양 생태계 변화 등으로 인해 그 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강원도 해녀는 제주도에 비해 인지도가 부족하여 점차 명맥이 흐려지고 있어요.
강원 해녀들에게 안정적인 생산 환경을 만들어드리고자,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이번에 시작된 KRC 크라우드 펀딩은 직거래를 통해 해녀들의 소득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어촌 마을의 자생적인 마을 사업이 성장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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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란 미역 말리기, 햇볕이 정말 화창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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