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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눈에 띄는 지렁이, 지렁이에게 놀라운 잠재력이?

농이터 2019. 8. 21. 11:00

연이어 태풍의 영향권에 들면서 한동안 덥고 습하면서 간혹 소나기가 내리는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이전에는 장마철이나 소나기가 내리는 습한 날이면, 길가에서 꿈틀거리는 지렁이들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요. 요즘은 날이 지나치게 덥고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아서인지 지렁이의 활동이 뜸해졌습니다. 지렁이는 징그러운 외모와는 달리 생태계에 유익한 영향을 끼치고 음식물 쓰레기 문제의 해결사이기도 한데요. 그렇다면 오늘은 지렁이가 가지고 있는 놀라운 잠재력에 대해 한 번 살펴보도록 할게요! :D 



- 지렁이는 어떤 동물일까?



예전에는 지렁이를 구인, 토룡, 지룡 등으로 불렀습니다. 지렁이라는 지금의 이름도 ‘땅에 사는 용’을 뜻하는 한자어 ‘지룡’에 접미사 ‘이’를 붙인 것이죠. 전 세계적으로는 약 5,500종, 우리나라에는 약 60종 정도가 살고 있습니다. 따뜻한 온대성 기후를 좋아하는 지렁이 종은 보통 몸이 붉은색이고 땅에 굴을 파고 생활하는데요. 작은 것은 몸길이가 2~5mm 정도지만, 큰 것은 2~3m에 이르기도 합니다.


지렁이는 ‘빈모강’에 속하는 ‘환형동물’로 길쭉한 원통 모양의 몸에 앞쪽에는 입, 뒤쪽에는 항문이 달려 있습니다. 머리에서 꼬리까지 비슷한 외관과 구조가 반복해서 나타나는 것을 ‘체절’이라고 하는데, 지렁이는 같은 구조의 체절이 이어져 있는 동규체절동물입니다. 보통 95개에서 200개의 체절이 있으며 신경과 혈관, 체강 등의 구조가 들어 있고 근육이 있어 몸을 수축 또는 이완시킴으로써 움직입니다. 신경계와 소화계, 배설계, 순환계, 근육계, 생식기관 등이 잘 발달해 있으며, 한 몸에 암수 생식기관이 함께 존재하는 자웅동체 생물입니다. 


첫 번째 마디인 머리에 입과 입 주머니가 있어 흙 속을 헤집고 다니며 굴을 파는데, 피부의 ‘배공’이라는 기관에서 미끈한 점액질이 분비돼 기어 다니거나 굴을 단단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줍니다. 또한 각 체절에는 센털이 일렬로 나 있어 흙에 몸을 고정시키며 이동할 수 있게 합니다. 물론 갯지렁이 같은 다모류에 비해 턱없이 적으므로 ‘빈모류’라고 불립니다. 


지렁이의 먹이는 흙과 찌꺼기입니다. 입으로 흙과 식물성 찌꺼기를 삼켜 잘 섞은 뒤 소화기관으로 보내면, 아미노산이나 당분 같은 유기물을 뽑아내 에너지원으로 사용합니다. 닭처럼 두꺼운 근육질의 모래주머니가 있어서 모래알로 먹이를 갈고 부수기도 하는데요. 실험을 통해 단 맛이 나는 먹이를 가장 좋아한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특이한 것은 종에 따라 심장의 개수가 다양하고, 일반적으로 5쌍의 심장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대부분 체벽을 통해 피부호흡을 한다는 것도 특징이에요. 앞뒤 구분도 잘되지 않는 징그러운 외모이지만, 이 역시 환경에 적응하며 꾸준히 진화해 온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지렁이가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한다고?



지렁이는 매일매일 성실하게 굴을 파고, 눈앞의 먹이를 삼킨 뒤 소화시켜 유기물을 뽑아냅니다. 가정에서도 손쉽게 지렁이의 이 같은 성질을 이용해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데요. 지렁이와 분변토로 구성된 사육 세트를 구입하여 사육 상자에 부어 주고, 3~4일 정도 안정을 취하게 한 뒤에, 음식물 쓰레기를 잘게 분쇄하여 흙과 섞어주면 됩니다. 


상태가 좋은 지렁이는 몸무게의 절반 정도를 먹어 치울 수 있습니다. 500g 정도의 지렁이를 키우고 있다면 하루 250g의 음식물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셈이죠. 특히 채소류의 껍질이나 밥, 국수, 버섯 등의 폐기물을 처리하기 적절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지렁이가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배출한 분변과 흙이 섞이면 영양분이 풍부한 분변토가 되므로 홈 가드닝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데요. 빛이 들지 않는 곳에서 20~25도 사이의 온도와 습도 70%를 맞춰 주면, 음식물 쓰레기만으로도 까다롭지 않게 키울 수 있습니다. 



- 지렁이의 분변토, 친환경 농법 주역



지렁이가 있는 토양은 비옥하다는 것은 많은 분들이 알고 있죠? 지렁이는 땅속을 다니며 굴을 파고 흙과 찌꺼기를 삼킨 뒤 푹신하고 구멍이 많은 배설물을 내어 놓습니다. 그래서 지렁이가 있는 땅은 공기와 물이 잘 통하고 스펀지처럼 부드러워 식물을 키우기 적합한 환경이 됩니다.


가정에서 야채 껍질 등을 주어서 키운 지렁이 역시 양질의 분변토를 만들어 냅니다. 이 분변토는 앞서 말했듯 텃밭을 재배할 때나 화분을 키울 때 분갈이용 또는 비료를 대신해 사용할 수 있어요. 분변토는 뿌리가 잘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줄 뿐만 아니라, 식물의 생장을 촉진시키고 전체적인 토양 환경을 개선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지렁이가 음식물 쓰레기를 분해하는 과정은 열이나 가스가 발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ph가 조절되며 유해균도 사멸하기 때문에 식물을 더 건강하게 기르기에 좋습니다! 



- 지렁이 분변토 수확법은?



가정에서 기른 지렁이로부터 분변토를 수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렁이가 빛을 싫어하는 성질을 이용하면 되는데요. 우선 지렁이가 들어 있는 사육 상자를 빛이 잘 드는 곳에 옮겨 두고 잠시 기다립니다. 표면까지 올라와 있던 지렁이들이 빛을 피해 흙 밑으로 숨고 난 다음, 위쪽의 분변토를 손으로 조금씩 걷어 내면 됩니다. 


걷어낸 분변토는 바로 화분이나 텃밭에 뿌려 주어도 되고, 분갈이 때 거름을 대신해서 넣어줘도 됩니다. 주말농장을 가꾸고 있거나 베란다 텃밭에 도전 중이라면, 기르는 식물에 영양제를 주어도 생장이 원활하지 않다면, 지렁이가 만든 천연 거름을 사용해 보세요!




몇 해 동안 매우 덥고 비도 많이 오지 않는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35도 이상에서 산란을 자제하고 토양의 수분 함량이 70~80도 이상 되어야만 활발히 활동하는 지렁이들이 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지렁이들이 살 수 있는 건강한 땅을 만들기 위해, 토양을 오염시키는 음식물 쓰레기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것에 도전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물론 지렁이의 잠재력을 활용한 지렁이 사육으로 말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