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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공사 이야기

[뉴노멀하다] 미래의 우리와 만나기 위해, 지금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글: 김종필 기획관리이사)

농이터 2021. 1. 18. 11:34

 

 

미래의 우리와 만나기 위해,

지금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

 

 

김종필 기획관리이사

 

 

 

 

 

 

코로나19와 이상기후로 인해 급격한 변화의 순간을 직면한 지금, 농어촌은 어떠한 자세로 변화를 맞이해야 할까? 한국농어촌공사 김종필 기획관리이사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회 전반의 구조적 대전환

 

‘변화’의 사전적 의미는 ‘사물의 성질, 모양, 상태 따위가 바뀌어 달라짐’이다. ‘변화’라는 단어가 올해만큼 피부에 와 닿던 적이 있었을까?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코로나19는 진정과 재확산을 거듭하고 있고 어느덧 ‘마스크’와 ‘비대면’은 당연한 일상이 되었다. 또한, 각국의 국경 봉쇄 조치와 이동제한 등으로 얼어붙은 경제심리는 투자, 소비, 산업활동을 크게 위축시켰고 글로벌 밸류체인은 로컬(Local)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더구나, 올해는 유난히 기상재앙이라 불린 만큼의 이상 강우와 한파, 폭설, 폭염 등이 세계 곳곳에서 발생했다. 또한 우리나라를 덮친 장마와 잇따른 태풍은 54일 동안 1,530㎜에 달하는 엄청난 강수량을 쏟아 부어 ‘역대 최대·최장’이라는 타이틀로 기록되었다. 코로나19와 이상기후로 인한 일상의 변화가 자칫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는 불가역적 변화가 될 수도 있다는 여러 전문가들의 경고는 더 이상 우려가 아닌 현실로 다가와 우리 사회 전반에 구조적 대전환이라는 깊은 고민과 과제를 던지고 있다.

 

 

 

농어업의 패러다임 전환

 

지난 7월 정부는 초유의 감염병 사태로 인한 극심한 경기침체와 경제·사회 전반의 구조적 변화에 능동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이라는 국가발전전략을 발표하였다. 주요 골자는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저탄소·친환경 경제를 위해 그린 경제로 전환하여 사람 중심의 표용국가 기반을 다지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경제적 패러다임 전환 추진 과정에서 우리 농어업과 농어촌 또한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지속가능한 농어업과 농어촌의 해법을 찾고 농산업 재도약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여러 통계에서 볼 수 있듯 고령화, 인구감소, 도농 간 소득격차로 인한 농어촌 소멸위기는 악화일로에 있는 실정이다. 한 세기가 넘는 세월동안 농어촌 근대화를 주도하고 일선의 현장에서 늘 농민들과 함께해온 우리 공사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공사는 농어촌과 농어업이 처한 상황과 국가적 현안에 따라 시대별로 그 역할을 달리해왔다. 50년대에는 심각한 식량난 해소를 위해 소규모 경지 정리와 계단식 개간, 수리시설 재건 등 전후 복구에 안간힘을 쏟았다. 근대화가 한창 진행된 70년대에는 농업생산성 향상을 주요 목표로 하여 서남해안에서 대단위 간척을 시작했고 농어촌 지역의 수리시설을 확충하여 주곡 자급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다. 90년대 들어서는 우루과이 협상(UR)과 세계무역기구(WTO) 출범으로 농업개방 속도가 확대되면서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단위 농지를 조성하고 영농규모를 확대하는 등의 구조개선을 시작했다. 2000년대 이후에는 정주권 개발과 생활환경 개선, 관광, 체험 등 공간정비에도 힘을 쏟으면서 양적성장뿐만 아니라 농어촌의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과 국가 균형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

 

공사는 농어촌이라는 공간에서 땅(地)과 물(水), 사람(人), 그리고 마을(村)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이 4가지 본연의 핵심기능에 미래라는 가치를 더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KRC 농어촌 뉴딜 전략

한국농어촌공사는 분야별 전문 임직원으로

뉴딜 프로젝트 TFT를 구성하여 KRC 농어촌 뉴딜전략

(주요사업 4개 + 융복합사업 2개)을 수립하였다.

 

 

 

첫째, 식량안보를 공고히 하고 다양한 재배환경 수요와 예측하기 어려운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쌀 이외의 주요 곡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취약성을 해소하고 국민의 식습관 트렌드와 농민의 다양한 작물재배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2모작과 타작물 재배가 가능한 범용농지를 확대해야 한다. 또한, 논에 특화된 용수 급배수 체계를 개편하여 시기와 작물에 관계없이 연중 용수 급배수가 가능한 다중용수공급 기반 구축이 필요하다. 그리고 고된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농업부문의 일자리 품질을 높이기 위해 첨단기술을 활용한 스마트농업을 확대해야 한다.

 

 

둘째, 경험적 물관리에서 벗어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물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최근 몇 년간의 기후패턴과 이번 장마에서도 보듯이 우리가 겪고 있는 자연재해의 양상은 기존의 예상치를 훨씬 뛰어 넘어 그 기간과 양을 가늠키 어려워지고 있다. 따라서 물을 가두어 공급하는 정적관리 중심에서 필요시 유동적으로 용수를 확보하고 공급할 수 있는 동적관리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대규모 시설의 신설이 아닌 기존 시설을 재정비하고, 사전방류시설과 IoT 기반 계측제어를 확대하여 물관리 기술의 표준화와 지능화를 실현해야 한다.

 

 

셋째, 농업 분야에 대한 공익적 가치 확장과 고령농업인의 안전한 농업경영 마무리, 농촌으로의 청년층 지속유입을 통한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위해 농지지원체계와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건강한 저밀도 생활공간에 대한 선호도 증가로 귀농귀촌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농지지원을 농가 특성에 맞는 맞춤형 규모화로 다변화하고 사회적 농업법인 지원을 확대하여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넷째, 날로 심화되고 있는 도농 간 생활·복지 불균형 해소를 위해 농어촌 생활SOC사업 추진 시 디지털 기반의 4차 산업 기술을 접목해야 한다. 자연과 생활편의, 안전이 공존할 수 있도록 편안함과 다양성이 있는 공간으로 디자인하고 IT 기술을 활용해 사람 간 연결성은 강화함으로써 우리 농어촌의 가치와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지금의 감염병 사태를 겪으며 자연성 회복과 생태계 복원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앞으로 환경은 보완조건이 아닌 선결조건이 될 것이다. 따라서 사전예방적 관리를 강화하고 과학적인 수질·토양 실태조사와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이를 관리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사회 전방 위의 저탄소·친환경과 같은 그린경제로의 변화에 발맞춰 다양한 에너지원을 활용하여 여러 주체와 이익을 공유하는 형태의 재생에너지 개발을 통해 미래 에너지 패러다임 준비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여섯째, 자연재해에 취약한 개발도상국의 시설물 안전과 식량생산 기반에 대한 기술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들은 쌀 소비는 지속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낮은 농업생산성으로 만성적 식량부족에 시달려 수입량을 늘리고 있는 형편이다. 이는 오랜농업·농촌개발 경험을 가진 우리 공사에게는 커다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올해 인도네시아, 미얀마, 말라위, 에티오피아에서 잇따른 사업수주 성과가 전해졌다. 특히 새만금의 방조제 축조기술을 적용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방조제 건설사업의 기본계획 수립은 국내 간척기술의 첫 해외수출 사례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부터 공사가 국내에서 시행하는 모든 사업을 해외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공사법이 개정된 만큼 우리의 경험과 농공기술을 활용한 적극적인 사업모델 발굴이 필요하다.

 

 

 

많은 정치·경제·사회학자들이 “코로나19를 극복한 후의 세계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농어업 분야만 하더라도 우리는 이미 각국의 식량보호주의, 급격한 기후변화, 또 이로 인한 감당할 수 없는 자연재해 등을 현실에서 경험하고 있다. <송곳>이라는 드라마에 ‘서는 데가 달라지면 풍경도 달라지는 거야’라는 대사가 나온다. 사회 전반이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패러다임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우리도 현재의 자리에서 한 발 벗어나 관성과 통념을 뛰어넘어 새로운 사고와 담대한 혁신의지로 농어업과 농어촌의 변화를 주도해 나가야 한다. 오늘 우리가 새로운 길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미래의 우리와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