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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공사 이야기

좌충우돌 농부일기 "절임배추 만들기"

농이터 2019. 12. 27. 14:00



좌충우돌 농부일기

"엄마~ 올해 배추가격이 비싸대요.

힘도 많이 드는데 절임배추 안 하면 안돼요?"



천지수향의 일 년 농사 중에 김장 절임배추가 있습니다.

물론 직접 농사지은 김장배추가 재료가 되고요.



천지수향의 귀농 후 첫 농사는 김장배추였습니다.

귀농 후 집을 짓다 보니 봄이 지나 농사 시기를 놓쳐 일 년 작기

농사는 할 수가 없었고, 엄마 아빠가 선택하신 첫 작목은

작기가 짧고 8월 말이나 되어야 심는 김장배추가 적격이었어요.




하지만 엄마 아빠가 김장배추를 심은 해의 배추 가격은

김장 배추밭을 갈아엎는 소식이 여기저기일 정도로 최악이었답니다.

김장 배추를 판매해 겨울나기를 기대했던 부모님은 고민 끝에

절임배추를 생각하셨답니다.




'산골 좋은 배추로 농사짓고, 물맛 좋은 지하수로 배추를 절여

씻어서 보내겠습니다' 엄마의 김장 절임배추 마케팅 문구입니다.

이렇게 시작한 천지수향의 절임배추는 올해로 8번째.

부모님은 천지수향이 김장 절임배추를 시작하던 시기처럼 해마다

가격이 좋다는 보장이 없다고 하십니다. 농촌 농산물의 현실이지요.




부모님은 "가격이 좋을 때는 생배추로 내고 가격이 좋지 않을 때는

절임배추를 하면, 기다려 주는 고객은 한 분도 없을뿐더러,

처음 고객들이 지금까지 고객인데 그분들의 기다림을

져버릴 수는 없다."고 하십니다.




드디어 시작된 김장 절임배추입니다.

김장배추를 밭에서 수확해 들여오고,

꼭지까지 깨끗하게 다듬어, 소금에 두 번에 걸쳐

절이고, 깨끗한 지하수로 세 번 씻어 주어 배달용과

택배용으로 구분해 포장을 마치면 김장 절임배추가

시집갈 준비가 되는 것이지요.




다행히 저희 천지수향 배추는 잘 자라 주었지만,

해마다 계약재배를 해 주시는 이웃은 배추가 모두 죽어

큰 피해를 보셨습니다. 결국 김장배추를 다른 곳에서 구해야 하는데

문제는 김장배추 가격입니다. 올해 김장배추 가격은 절임배추 가격을 넘거든요.

깊은 고민 끝에 절임배추 가격을 무한 올릴 수 없으니

천지수향 김장배추로만 절임배추를 출하하기로 했습니다.




첫해에는 배를 타고 제주도까지 배달할 정도로

천지수향의 절임배추 매력이 있었지만,

올해는 예산 관내 배달로 제한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4주간의 김장 절임배추 출하. 고된 일정입니다.

그래도 받아보신 분들의 전화 한 통, 문자 한 줄이 참 힘이 됩니다.

"배추 맛있어요. 정성껏 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농사지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