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폐교,
연극과 캠핑을 만나다
충남 공주 한국공연예술체험마을
글 | 강현정 사진 | 모성훈(홍보실)
300 여년이 넘은 아름드리 느티나무,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드넓은 운동장 한 켠에서 새파란 하늘을 바라본다. 간이 북카페 처마 아래 걸린 풍경소리까지 듣고 있으니 그윽한 자연의 향기에 흠뻑 취할 것만 같다. 심신이 지친 사람들에게는 캠핑의 여유를, 문화생활이 그리운 이들에게는 연극의 재미를, 추억을 나누고 싶은 이들에게는 다양한 농어촌 체험을 전해주는 이곳은 바로 충남 공주의 ‘한국공연예술체험마을’이다.
연극의 ‘처음’을 선물하다
“예전에는 공주 고마나루 같은 장소에서 매주 상설공연을 했어요. 그때 공연을 하면서 관객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이 뭔 줄 아세요? 바로 난생 처음 연극을 본다는 말이었어요. 뭐든 처음은 매우 중요하잖아요. 저희의 몸짓, 연기, 이야기가 그들에게는 생전 처음이었는데, 관객들이 울고 웃으시더라구요. 그때 생각했습니다. 공주 사람들의 삶의 공간으로 직접 찾아가 첫 연극을 선물해야 겠다구요.”
(한국공연예술체험마을 대표 서경오)
대한민국의 중심에서 우리의 뿌리를 지키다
폐교에 터를 잡은 지 벌써 7년, 그동안 단원들은 함께 문패도 깎고 양동이에 물을 직접 나르며 보수 공사를 했다. 그래서일까. 극단 젊은 무대에게는 여느 화려한 극장보다 손 때 묻은 이곳에 더 없이 소중한 보금자리다.
공주 출신 연극인들답게 극단이 만들어내는 연극도 특별하다. 백제와 공주에 관한 소재를 직접 발굴해 작업해 한 편의 연극을 만들어 낸다. 공주 고마나루 전설, 일본 무령왕릉 도굴을 소재로 한 ‘솔뫼의 바람소리’ 등이 대표작이다. 체험마을 소극장에서 한해 20회가 넘는 공연을 하면서 연극, 정극, 뮤지컬에 백제인의 가치관, 천도를 주제로 담는다.
“저희의 모토는 하나입니다. 우리의 뿌리를 지키자. 앞으로도 공주에 꼭 와야 볼 수 있는 공연을 만들어 나갈 겁니다.”
(한국공연예술체험마을 오태근 원장)
한국공연예술체험마을에서 한바탕 신나게 놀자
이 중에서 올해 한국공연예술체험마을에서 대표적인 즐길거리로 내세우는 것은 ‘세시풍속과 놀자’이다.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밥도둑을 모십니다, 한식날 갈고리 던지기, 쑥단자 만들어 먹기 등 잊혀져 가는 세시풍속을 복원하는 프로그램을 이곳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다.
“오실 땐 아무 준비물도 필요 없습니다. 공연을 볼 수 있는 눈, 체험을 할 수 있는 손만 있으면 됩니다.(웃음)”
(한국공연예술체험마을 대표 서경오)
올 여름 간단한 캠핑 장비를 들고 아름드리 느티나무 숲이 멋진 그늘을 선사해주는 한국공연예술체험마을로 휴가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자연이 선사해주는 무대에서 멋진 예술여행도 만끽하고 연극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교감을 나눌 수 있는 한국공연예술체험마을.
이곳의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올 한해도 엄청난 캠핑객을 맞을 것 같은 예감이 벌써부터 든다. 자연에 흠뻑 취한 캠핑객들의 웃음소리가 벌써 귓가에 맴도는 것만 같다.
못다한 이야기
한국공연예술체험마을 서경오 대표
Q. 다른 체험마을과 달리 한국공연예술마을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은 무엇인가요?
A. 아무래도 예술인들이 상주하고 있으면서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모두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는 점입니다. 누구나 이곳에 오시면 마음의 안정을 취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자연과 예술이 함께하는 곳이니까요.
Q. 농어촌 폐교의 변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주민과 가까이 있는 폐교가 다양한 방면으로 변신하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주민들이 있는 곳, 그들의 생활 속에 들어와서 주민들과 어우러질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 바로 폐교가 아닐까요? (웃음)
한국공연예술체험마을
충남 공주시 유구읍 입석리 444번지
TEL. 041-841-8254
네이버 카페 : http://cafe.naver.com/performancearttown/
출처 : 흙사랑물사랑 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