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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마지막 주막, 삼강주막을 가다

농이터 2011. 9. 13. 09:00

연중기획 I 지역축제를 가다

 

 

우리나라 마지막 주막,
삼강주막을 가다

 

2011 예천 삼강막걸리 축제

 

글·사진 | 윤진(경북지역본부 예천지사)

 

 

 

 

 

삼강주막 막걸리축제는 낙동강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최근 술 문화의 새로운 트랜드이자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막걸리를 소재로 하여 우리네 삶의 서정을 만날 수 있는 축제다.

 

 

강원도 황지 연못에서 발원하는 낙동강, 봉화에서 발원하는 내성천, 문경에서 발원하는 금천, 이 세 개의 강줄기가 하나로 합쳐진데서 붙여진 이름‘삼강’. 그곳에 낙동강 마지막 주막 ‘삼강주막’이 있다. 구수한 막걸리를 나누며 정겨운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풀어놓던 곳, 길 가는 나그네의 휴식처가 되어주던 이곳에서 지난 7월의 마지막 날, 2011 예천 삼강주막 막걸리 축제’가 막을 올린다기에 차 트렁크 가득 세 살배기 아들의 나들이 용품을 챙겨 서둘러 출발했다.

 

 

주막에서 느껴지는 우리네 삶의 서정

 

 

 

 

 

축제장 입구부터 설치된 문경 오미자 막걸리부터 예천 막걸리, 안동 참마 막걸리 등 예천군 인근 시·군의 대표 막걸리 시음 부스들이 축제장으로 들어서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다.


"아이고, 2인분은 드셔야겠네!”


막걸리 시음 부스를 지나 곶감 시식 부스 앞에 서니 아들 몫부터 뱃속 아기 몫까지 한 움큼 집어주시는 아주머니의 인정이 따뜻하다.


곶감을 아들과 나눠먹으며 축제장을 둘러보다 보니 떡메치기 체험장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찹쌀로 만든 떡밥을 널찍한 안반 위에 올려놓고 체험객들이 짝을 지어 쿵덕쿵덕 찰 지게 떡메를 친다. 떡이 다 되면 동네 아주머니들께서 재빨리 썰어 콩가루를 묻혀 나눠 주는데 그 맛이 아주 일품이다.

 

 

우리나라 마지막 주막, ‘삼강주막’ 주모 ‘유옥연 할머니’

 

 

 

 

삼강주막은 방이 두 칸인데 문은 7개여서 주객이 드나들기 쉽도록 만들어져 건축사적 희소가치와 옛 시대상을 보여주는 역사·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5년 12월 26일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134호로 지정되었다. 지금은 보존을 위해 방 안쪽까지 출입할 수는 없지만, 바깥쪽 마루에는 걸터앉을 수가 있었다. 이 주막에서 빠뜨리지 말고 봐야할 부분은 마지막 주모였던 유옥연 할머니의 외상장부이다. 글자를 몰랐던 할머니는 손님들이 한 잔을 외상하면 짧은 금을 긋고, 한 주전자는 길게 금을 그어 외상값을 표시하고, 다 갚으면 가로줄을 그어 지웠다고 한다.


삼강주막에는 특별한 먹을거리는 없지만 과거에 팔던 그대로 막걸리와 두부·도토리묵 그리고 배추전, 계절음식으로 잔치국수와 칼국수를 팔고 있었다. 삼강마을 할머님이 직접 술밥을 쪄서 막걸리를 담근다기에 저렴하면서도 푸짐한 주모한상을 주문해 축제장 마루에 걸터앉았다.

 

 


 

 

마침 무대에서는‘막걸리 빨리 마시기’가 한창이었는데, 1등을 하려면 빨리 마시는 것보다 넉살 좋게 춤을 추는 것이 관건인 듯 보였다.

 

 


시끌벅적한 축제장 건너편으로 방풍림의 모습을 한 대나무 숲이 보였다. 다른 세상 같은 산책로가 입구부터 시작되어 흙 돌담길과 어우러져 축제 때가 아니라면 사각거리는 바람소리 들으며 사색에 잠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과거와 미래를 잇는 교차점, ‘삼강주막’


1900년 무렵 지어져 백 여 년간 삼강나루를 오가는 이들의 숱한 애환이 어린 휴식처로, 마지막 주모 유옥연 할머니가 2005년 89세의 나이로 세상을 뜨기 전까지 50여 년간 농사일에 지쳐 찾아오는 농부들의 그늘로, 지금은 여행자들에게 누룩향의 추억을 만들어 주던 삼강주막은 다시금 오랜 세월을 그 자리에 있을 것이다. 과거와 미래의 교차점으로 그 자리를 우뚝 지킬 것이다.

 

참고 : 삼강주막마을 www.3gang.co.kr  (주말 상설공연은 9월 25일까지 계속됩니다)
주소 : 경북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 219번지

 

 

출처  : 흙사랑물사랑 9월호